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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한국, 연금개혁 못하면 저성장·고부채 늪에 빠질 것"

    김성모 기자

    발행일 : 2023.11.20 / 종합 A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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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연례 협의 보고서

    연금 개혁을 하지 않을 경우 50년 뒤 한국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IMF(국제통화기금) 경고가 나왔다. 노동 유연성을 높이고 성별 격차를 줄이는 등 전방위적 구조 개혁 주문도 함께 나왔다. 개혁이 없으면 저(低)성장과 고(高)부채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19일 IMF의 한국 연례 협의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0년 동안 연금 정책 변화 없이 정부가 국민연금 적자를 꾸준히 메워갈 경우 2075년 한국의 공공 부문 부채는 GDP의 200%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IMF는 지방정부나 공기업을 제외하고 중앙정부 부채만을 공공 부채로 계산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GDP 대비 중앙정부 부채비율은 49.3%(예측치)인데, 50년 후 4배로 급증한다는 것이다.

    정부 부채가 급증하는 것은 고령화 속도가 그만큼 빠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노년 부양비'는 2050년 80명을 차지해 일본을 제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IMF는 진단했다. 노년 부양비는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당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을 뜻한다.

    IMF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올리는 방향의 연금 개혁을 권고했다. 한국의 연금 보험료율은 9.0%로, OECD 공적 연금 보험료율 평균(18%)의 절반에 불과하다. 현재 보험료율을 15%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 멕시코(6.3%)를 빼면, 한국보다 보험료율이 낮은 OECD 국가는 리투아니아(8.7%)가 사실상 유일하다. 더구나 한국은 은퇴 전 받던 급여에 비해 연금이 적기 때문에 OECD 국가 가운데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IMF는 "노후 빈곤 완화를 위해서도 연금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MF는 또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장기적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수를 확충하고 지출을 합리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득공제를 축소하는 한편, 산업계나 중소기업에 대한 조세 지출은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부가가치세는 더 올리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도 했다.

    2%가량으로 떨어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보고서에 담겼다. IMF 집행이사회는 보고서에서 "장기 성장을 활성화하고 인구 고령화에 대처하기 위해 구조 개혁이 요구된다"면서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고, 성별 격차를 줄여 여성의 노동 참여를 촉진해야 노동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IMF가 연금과 노동, 경제 구조 개혁을 강조한 것은 한국의 저성장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IMF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1.4%에서 내년에 2.2%로 높아졌다가 이후 2028년까지 2.1~2.3% 범위에서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연금 개혁과 지출 효율성 제고 노력은 고령화로 인한 장기적 재정 문제 해결에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국내외 우려에도, 국내에선 재정 적자나 국가 채무를 엄격히 관리하는 내용의 재정 준칙 도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에서 재정 준칙 법안은 43개 안건 중 39번째로 올라와 있는데, 아직 여야 간에 본격적인 논의 일정도 조율하지 못한 상태다. IMF는 보고서에서 재정 준칙과 관련,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장기적인 과제들 속에 공공 재정 증가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 정부 부채 비율 증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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