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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인 킬러문제 풀려고 학원 갈 필요 없어"

    김연주 기자

    발행일 : 2023.11.18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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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 수능 긍정평가
    학부모들은 "공교육 부실땐 사교육 줄이기 쉽지 않아"

    2024학년도 수능은 "킬러 문제가 없지만 국어·영어·수학 모두 변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장 학원과 일부 일타 강사가 "새 스타일 수능" "학원에서 대비해야 한다"며 '불안 마케팅'을 벌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런 수능 출제 기조가 이어지면 '배배 꼬인 킬러 문제' 푸는 요령을 배우려고 학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한다. 공교육에서 배운 개념을 스스로 성실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더 유리한 시험이라는 뜻이다.

    올해 수능 출제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대 교수는 17일 "사교육은 킬러 문제를 원하겠지만, 이제 그런 킬러 문제를 출제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문제 푸는 요령을 배우러 학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위원장은 "어차피 입시 경쟁이 있는 한 사교육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풀지 못하는 문제를 푸는 방법을 배우려고 학원에 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BS 수학 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전에는 문·이과 공통수학에 미적분 개념을 활용하면 계산 시간이 확 줄어드는 등 '편법'이나 '요령'을 동원하면 잘 풀리는 킬러 문제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문제가 사라졌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도 학부모들은 킬러 문항이 없어지더라도 지금처럼 공교육이 부실하면 수능 사교육을 줄이기 쉽지 않다고 불만을 나타낸다.

    올해 수능은 절대평가인 영어에서도 킬러 문제가 없어졌지만 풀기 쉽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다. 지문에 일상적 소재가 많고, 지나치게 어려운 단어가 없었지만, 정답을 고르기 까다로웠다는 반응이 나온다. EBS 영어 강사인 서울 삼각산고 김보라 교사는 “이런 수능 영어 문제라면 학교 공부에 충실하고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있는 학생이라면 학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영어 영역에서 학생들을 골탕 먹인 대표적 ‘킬러 문항’은 한국어로 번역해 놓아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지문을 제시한 문항이었다. 해외 대학교 교재에서 발췌한 내용도 있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상적 소재가 아니라 전문적이고 추상적인 내용도 있었다. 이번엔 이런 킬러 문제들이 빠졌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김 교사는 “지금까지 한글로 읽어도 모르는 킬러 문제가 나왔을 땐 학생들이 ‘다들 듣는 학교 수업이나 EBS 강의로는 안 되고, 돈을 더 투자해서 나만 얻을 수 있는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면서 “이젠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기본적으로 학교 영어 수업에 충실하면서, EBS 강의로 혼자 공부하는 걸 추천했다. EBS 강의는 무료일 뿐 아니라 학생 수준별로 강의가 다양하다. 기초 문법, 구문 잡기, 독해까지 단계별로 있으니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혼자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요즘은 많은 고교에서 내신 문제도 수능 유형으로 출제한다”며 “학교 공부와 수능이 별개라고 생각하지 말고 EBS 강의로 필요한 부분들을 보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문성 수능 출제위원장은 “출제진이 배제한 ‘킬러 문제’가 곧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교육 안의 범위에서도 충분히 어려운 문제를 낼 수 있다는 걸 이번 출제진이 보여줬다는 것이다. 과거 여러 차례 사회탐구 수능 출제에 참여한 정 위원장은 “사실 최상위권 변별력을 키우려면 킬러 문제를 내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이번 출제진은 그러지 않으면서도 변별력을 갖추려고 세심하게 문제를 출제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념이나 원리를 잘 공부한 학생들은 그 상황이 낯선 것이라도 개념을 적용하고 응용해서 문제를 풀 수 있다”며 “그런 문제는 킬러가 아니면서도 고난도 문제이고, 학원에 가서 배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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