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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리·피리… 외국인 발음 쉬운 태풍 이름 찾아라

    제주=박상현 기자

    발행일 : 2023.11.16 / 사회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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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청, 대국민 공모로 412건 접수
    순우리말 중 의미 고려해 후보 추려

    지난 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국가태풍센터. 경력 20년 이상 베테랑 예보관 30여 명이 우리말 단어를 반복해 발음하고 있었다. 산들·가오리·마루·두루미·여우비·반디·고사리·피리·호두·미나리. 이들 10개 단어 가운데 공식 태풍 명칭이 될 것을 고르는 중이었다. 한 예보관은 "순우리말이되, 국제적으로 쓰일 단어라 외국인 입장에서 수백 번씩 발음해보고 있다"고 했다.

    요즘 기상청은 새 태풍 이름 찾는 작업이 한창이다. 우리나라가 세계기상기구(WMO) 산하 태풍위원회에 제출해 사용해오던 태풍 명칭인 '메기'와 '노루'가 지난 7월 퇴출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태풍 이름은 세계 14국 기상청이 제출한 총 140개의 이름을 돌아가며 쓴다. 그런데 특정 태풍이 막대한 인명피해를 발생시키면 비슷한 규모의 피해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뜻에서 제명하고 있다. 작년 2호·16호 태풍이었던 '메기'와 '노루'는 필리핀에서 총 226명의 사상자를 내 명칭에서 빼기로 했다. 우리나라 몫의 태풍 명칭 2개가 제외되면서 다시 정하게 된 것이다.

    태풍 명칭이 되기 위한 조건은 까다롭다. 우리말이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발음하기도 좋고 기억하기도 쉬워야 한다. 다른 기상 정보와 혼동을 줘선 안 되며, 특정 지역이나 단체를 연상시켜도 안 된다.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되거나 너무 강해 보이는 이름도 안 된다. 태풍이 큰 인명·재산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올 7월 대국민 공모를 통해 총 412건의 태풍 명칭을 접수했다. 이후 국립국어원과 기상청이 접수된 단어를 일일이 점검하며 우리말 여부, 단어 뜻, 영문 표기, 외국인의 발음 용이성 등을 종합해 최종 10개 후보를 추렸다. 이 중 6개를 뽑아 12월 31일까지 태풍위원회에 제출한다. 그러면 태풍위원회에 소속된 14국의 예보관들이 다시 한번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2개를 뽑는다. 각국 예보관들이 영문 표기를 보고 발음해보며 자국민들이 어렵게 느끼지 않을지 점검하는 것이다.

    한 예보관은 "'태풍도 이름 따라간다'는 생각이 국제사회에도 존재한다"면서 "우리말 이름이 붙은 태풍이 큰 사고를 내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기고자 : 제주=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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