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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쿠카부라

    정지섭 기자

    발행일 : 2023.11.15 / 특집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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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하하 키득키득 깔깔깔" 우는 물총새… 1m짜리 뱀 잡아먹어요

    얼마 전 호주 인터넷 뉴스에 올라온 사진이 화제예요. 땅딸막한 모습에 비해 길고 굵은 부리를 가진 새가 큼지막한 거미를 꿀꺽 삼키려는 모습이었죠. 이 새는 호주에 사는 물총새 '쿠카부라'예요. 쿠카부라의 정식 이름은 '웃는 쿠카부라(Laughing Kookaburra)'랍니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울음소리를 들으면 금방 알 수 있어요.

    처음에는 "우우우우" 하고 지저귀다가 마치 "우하하하하 키득키득 깔깔깔" 웃는 듯한 소리로 마무리하거든요. 소리가 우렁차고 주로 이른 새벽이나 해가 저물 무렵 울기 때문에 '원주민의 자명종'이라는 별명도 있어요. '쿠카부라'라는 이름은 이 새가 우는 소리를 표현한 원주민 부족 의성어에서 유래했대요. 우리나라에서는 이 새를 '웃음물총새'라고도 불러요. 많은 새와 마찬가지로 '여기는 내 구역이니까 가까이 오지 말라'고 경고하기 위해 이렇게 울어대는 거예요.

    쿠카부라의 전체 몸길이는 46㎝로 전 세계 물총새 중 가장 덩치가 크답니다. 물총새 종류는 대개 파란색·주황색·초록색 등 화려한 빛깔을 하고 있는데, 쿠카부라는 몸 색깔이 짙은 갈색과 흰색으로 다소 단조로운 편이죠. 이런 몸 색깔은 먹잇감이나 천적의 눈에 쉽게 띄지 않게 해줘요.

    쿠카부라는 외모뿐 아니라 식성에서도 다른 물총새와 다른 점이 있어요. 물총새 무리는 대개 수면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가 순식간에 물속으로 곤두박질쳐서 물고기를 잡아오는 사냥법으로 유명해요. 쿠카부라 역시 잠자코 있다가 먹잇감이 나타나면 큼지막한 부리로 순식간에 낚아채지만, 뭍에서 주로 먹잇감을 찾는답니다. 벌레나 개구리·뱀·도마뱀 등을 즐겨 먹고, 간혹 쥐도 잡아먹어요.

    특히 쿠카부라는 아주 뛰어난 뱀 사냥꾼이에요. 몸길이가 1m나 되는 큰 뱀을 머리 뒤에서 습격해 부리로 물고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방식으로 사냥하죠. 심지어는 먹기 좋게 만들기 위해 잡은 뱀을 공중에서 떨어뜨리기까지 해요. 이런 뱀 사냥 기술은 부모 새가 새끼에게 작은 뱀을 물어다 주면서 어려서부터 스스로 익히도록 가르친대요.

    쿠카부라는 금슬이 아주 좋아서 암수가 한 번 짝을 맺으면 평생 함께 살아요. 나무에 뚫린 구멍에 둥지를 틀고 한 배에 많게는 알을 네 개까지 낳아요. 하루나 이틀 정도 간격을 두고 알을 낳죠. 그런데 알에서 태어난 새끼들이 부모처럼 사이가 돈독하지만은 않아요. 첫째가 덩치 작은 동생들을 경쟁자로 여기고 사납게 쪼거나 물기도 해요. 심지어는 목숨을 빼앗기도 하죠. 부모 새가 물어다 주는 먹잇감이 충분하지 않을수록 이런 생존 경쟁은 살벌하게 벌어지죠.

    쿠카부라는 도시 생활에도 훌륭하게 적응해 주택가 주변에 둥지를 틀고, 식당 등에서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물어가기도 해요. 호주 사람들은 쿠카부라를 호주를 대표하는 야생 동물로 여기며 아끼고 있어요. 그래서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 공식 마스코트를 정할 때 "호주를 대표하면서도 캥거루나 코알라처럼 너무 유명하지 않은 동물로 정한다"는 기준에 따라 오리너구리, 가시두더지와 함께 쿠카부라가 선정됐어요.
    기고자 : 정지섭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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