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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트렌치코트

    황은하 상경중 역사 교사

    발행일 : 2023.11.14 / 특집 A2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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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대전 때 영국군의 레인코트… 참호 속에서 비바람 견뎠죠

    막대 과자를 서로 주고받는 날인 11월 11일은 학생 여러분이 기다리는 날 중 하나죠. 이렇게 즐거운 11월 11일을 애타게 기다렸을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바로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8년에 살던 사람들이에요. 1918년 11월 11일은 4년간 약 4000만명 이상 사상자를 낸 1차 세계대전이 멈춘 날이기 때문이에요.

    이날 연합국과 독일이 휴전 협정을 맺으며 1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렸습니다. 그 전주에 독일에서 혁명이 일어나 11월 9일 전쟁을 주도한 독일 황제가 물러난 데 따른 것이었죠. 프랑스와 독일 사이 서부 전선이 전쟁 주 무대가 된 이후 독일은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전투를 치렀어요. 이에 맞서 영국·미국·프랑스 등 연합국도 수많은 탱크와 비행기, 함대 등을 동원하며 독일의 공세를 막아냈습니다.

    결국 독일은 다시 한번 해군 병력을 총동원하는 공격 지시를 내렸어요. 하지만 1918년 10월 말 발트해 연안 킬 군항에서 독일 수병이 공격 명령을 거부하고 탈영했고, 이어 독일에서는 황제를 몰아내는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이렇듯 전쟁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독일은 11월 11일 새벽 파리 북서쪽 콩피에뉴 숲에서 연합국과 휴전협정을 맺었습니다.

    11월 11일이 1차 세계대전과 관련이 있는 날이라는 사실 알고 있었나요? 우리에게 친숙한 트렌치코트도 1차 대전과 관련이 있습니다. 트렌치코트의 '트렌치(trench)'는 전쟁 중 기관총을 피하기 위해 땅을 파 만든 참호를 뜻해요. 즉 트렌치코트는 바로 그 참호에서 입은 코트인 것이죠.

    1856년 패션 브랜드 '버버리(Burberry)'를 설립한 영국 발명가 토머스 버버리는 비가 오는 날 고무로 된 우비를 입고 다니다가 조금 더 가벼운 우비를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여러 시도 끝에 촘촘한 면에 방수 코팅을 한 '개버딘(gabardine)'이라는 새로운 직물을 만들어냈어요. 1880년대부터 개버딘은 방수가 잘되고 바람에 강하며 가볍다는 특성 때문에 활동복에 활용되기 시작했죠.

    이후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 영국 군대는 참호 속에서 추위와 비바람에 떠는 군인들을 위해 버버리에게 레인코트를 대량 주문했고,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트렌치코트가 됐습니다.

    트렌치코트 디자인을 보면 어깨와 소매에 끈이 달려있고, 허리에는 벨트가 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은 모두 트렌치코트를 전쟁 중에 활용한 흔적이에요. 어깨에 달린 끈은 망원경이나 물통을 달아두는 것이고, 소매 끈은 참호를 팔 때 소매를 걷을 수 있도록 고정하는 용도였어요. 허리띠는 비바람이 몰아칠 때 옷을 잘 여미기 위한 것이었죠.

    전쟁이 끝난 뒤에도 트렌치코트는 탐험하거나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즐겨 입었고, 지금도 찬 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면 많은 사람이 입는 옷으로 남았습니다.
    기고자 : 황은하 상경중 역사 교사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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