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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친윤 희생 안하면 혁신위 해산할 수도"

    박국희 기자

    발행일 : 2023.11.14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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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출마·험지 출마 압박, 대상 의원 이름 공개도 검토

    인요한<사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내년 총선 혁신안으로 내놓은 영남 중진 및 지도부, 친윤 핵심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권고가 당 내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위원장직을 사퇴하고 위원회의 조기 해산을 검토하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김기현 대표에게 전권을 부여받은 혁신위의 권고안에 당내 무반응이 계속되면서 사실상 배수진을 치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인 위원장은 당내 주류 의원들 이름을 직접 공개 거론하며 불출마 및 험지 출마의 희생 결단을 압박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 대변인 역할을 맡은 김경진 혁신위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혁신위원끼리 어느 정도 의견을 모은 것은, 지금 우리가 하는 역할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굳이 (12월 말까지인) 혁신위 임기를 다 채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혁신위 역할이 의미가 없고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이번 주라도 혁신 종료를 선언하고 혁신위를 조기에 해산해 버릴 수 있다"고 했다. 김 혁신위원은 이날 인 위원장이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특단 대책'을 강조한 것에 대해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그와는 별개로 (인 위원장의 조기 사퇴 카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인 위원장 역시 최근 주변에 "나는 국회의원 배지가 달려 있는 것도 아니고 정치권에 빚진 것도 없어 자유롭다"며 "제일 무서운 건 자유롭다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언제라도 위원장직을 던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인 위원장은 이날 공개된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말을 듣지 않으면 매도 들 수 있다" "지역구에 그냥 출마하겠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런 거 별로 좋지 않다" "내가 후퇴하거나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또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출마) 아니다. 다 내려놨다"고 했다.

    이런 배수진 움직임은 지금처럼 당 지도부가 혁신안 수용에 소극적일 경우 혁신위가 이를 밀어붙일 별다른 강제 수단이 없다는 한계에서 비롯됐다. 실제 혁신위가 지난 3일 권고 사항으로 제시한 '영남 중진, 지도부, 친윤 인사들의 험지 출마' 요구안은 열흘이 다 되도록 당내에서 별다른 호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초선의 비례대표인 친윤계 이용 의원만이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이 요구하면 불출마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반면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개별 의원들이 결단할 문제다" "아직 불출마 선언을 할 시점이 아니다"라는 등의 이유로 사실상 혁신위의 권고안에 이날까지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서는 김기현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수차례 강조한 만큼 혁신위의 권고 사항을 언제까지 뭉갤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당 관계자는 "혁신위의 불출마 권고에 현재 일부 중진 의원이 저항하며 힘 겨루기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실 대의명분의 결론은 정해져 있는 것 아니냐"며 "전권을 주겠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혁신안을 안 받겠다고 하면 김 대표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뭐라도 행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한때 "혁신위 뒤에 '윤심(尹心)'이 있느냐, 없느냐"는 논란이 불거졌지만 최근에는 "대통령실에서도 인 위원장의 소신 행보를 지지하는 분위기 아니냐"는 기류가 강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인 위원장이 조기 사퇴하며 혁신위를 해산할 경우 혁신안 수용에 소극적이었던 현 지도부의 동반 사퇴까지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혁신위 관계자는 "사실 그런 상황까지 가게 되면 총선을 앞두고 당이 다 같이 죽는 것"이라며 "그만큼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고위급 정치 세력의 결단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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