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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재역전·재재역전… 9회 오지환이 다시 뒤집었다

    수원=강호철 기자 김영준 기자

    발행일 : 2023.11.11 / 스포츠 A2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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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시리즈 3차전 LG 8대7 승

    5-7로 몰린 9회 초 LG 공격. 2사 1·2루에서 주장 오지환(33)은 KT 마무리 김재윤(33)의 2구째 145㎞ 직구를 그대로 받아쳤다. 타구가 흰 포물선을 그리며 수원KT위즈파크 밤하늘을 하얗게 가르는 순간 3루 쪽 LG 응원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역전 3점 홈런. 오지환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듯 베이스를 돌면서 껑충껑충 뛰었다. 8-7 역전.

    하지만 숨막히는 승부는 그대로 이어졌다. LG는 마무리 고우석(25)이 난조를 보이면서 9회 말 1사 만루 위기로 몰렸다. LG는 4차전 카드로 아낀 이정용(27)을 8번째 투수로 내세웠고, 이정용이 KT 김상수(33)를 상대로 투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를 이끌어내며 천신만고 끝에 경기를 끝냈다.

    LG가 4시간 6분에 걸친 혈투 끝에 한국시리즈 3차전을 8대7로 이겨, 7전 4선승제 승부에서 2승1패로 한 발 앞서나갔다. 1승1패에서 2승을 먼저 거둔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이전 20번 중 17번이다. 4차전은 1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선발 투수는 엄상백(KT)과 김윤식(LG)으로 예고됐다.

    이날 경기 MVP로 뽑힌 오지환은 하마터면 역적이 될 뻔했다. 3-1로 앞서나가던 5회 1사 1루에서 장성우(33) 땅볼 타구를 병살로 처리하려다 글러브 아래로 흘려보내는 바람에 3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그 나쁜 기억이 남아있었던 때문인지 5회 2사 2루에선 삼진으로 아웃됐고, 7회엔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하지만 9회 다섯 번째 타석에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 연속 대포를 날리며 '오지배(잘하든 못하든 경기를 지배한다는 의미)'란 자신 별명처럼 팀 운명을 쥐고 흔들었다. 그는 "박병호에게 홈런을 맞고 분위기가 다운됐지만,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기회를 다시 한 번 만들어보자고 했다"며 "2구째 직구가 들어온다는 확신이 있어 자신 있게 돌렸는데 거짓말처럼 제대로 방망이에 걸렸다"고 말했다.

    LG는 이날 선발 임찬규(31)가 4이닝을 버텨내지 못하면서 불펜을 또 일찍 가동했다. 2차전에서 8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철벽 방어에 성공했던 불펜진은 이날 기복이 심해 상대에 두 차례나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타자들 대포가 가라앉을 뻔한 팀 분위기를 되살렸다. LG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어낸 오스틴 딘(30)이 3회 초 2사 2·3루에서 선제 3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올 시즌 벤자민(30)과 상대 전적에서 타율 0.091(11타수1안타)이란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던 그는 LG 킬러로 명성이 자자했던 벤자민의 4구째 147㎞ 직구가 몸쪽 높게 들어오자 그대로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가 외야석 파울 폴대를 맞고 떨어졌다. 3-0. 벤자민은 올 시즌 LG를 상대로 5경기 등판해 4승, 평균자책 0.84를 기록했지만 오스틴은 그 압박을 극복해냈다.

    3-4로 뒤진 채 시작한 6회 초엔 박동원(33)이 무사 1루에서 한 방을 날리면서 2차전 8회 역전 결승 2점포로 팀을 구해냈던 그 짜릿함을 이어갔다. KT 불펜 선봉장인 손동현(22)의 직구가 몸쪽 약간 낮게 들어오자 힘차게 방망이가 돌아갔고, 타구는 수원 KT위즈파크 외야 펜스뿐 아니라 관중석 뒤로 훌쩍 넘어갔다. 비거리 125m. 체감온도가 영하로 내려간 수원 구장 3루 쪽 LG 응원석 수은주가 순식간에 뜨겁게 치솟았다. LG는 8회 등판한 고우석이 박병호(37)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는 등 순식간에 5-7 역전을 허용해 벼랑 끝에 몰렸지만, 주장 오지환이 분위기를 다시 단숨에 뒤집는 한 방을 터뜨리며 되살아났다. 염경엽 LG 감독은 "타자들이 제 몫을 다해주면서 어려운 경기를 잡아냈다"며 "2차전 승리로 얻어진 자신감과 집중력, 그리고 절심함이 3차전에서도 승리를 만들어낸 것 같다"고 했다.

    KT는 이날 안타는 15개를 때려 LG(11개)보다 더 많았다. 하지만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두 차례 병살타를 때리는 등 추가 점수를 뽑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기고자 : 수원=강호철 기자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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