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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선 사법 방해하면 대통령도 탄핵 사유… 중대한 권력남용으로 봐

    김나영 기자

    발행일 : 2023.11.11 / 종합 A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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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슨, 자신을 수사하는 특검 해임
    탄핵 직전까지 몰리자 자진 사퇴

    사법부의 독립성을 민주주의의 핵심 필요조건으로 여기는 미국 등 주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부나 권력자의 사법 장악 시도를 중대한 범죄로 본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은 정적에 대한 불법 침입·도청 사건인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났다고 여겨지지만 자진 사퇴를 촉발한 결정적 사건은 특별검사 해임 시도였다. 1973년 10월 미 상원 청문위원회가 도청 사건을 조사하던 중 "닉슨이 사건 은폐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녹음이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건을 담당한 아치볼드 콕스 특검은 백악관에 녹음 테이프를 증거로 제출하라고 요청했지만, 닉슨은 오히려 엘리엇 리처드슨 당시 법무 장관을 압박해 콕스 특검을 해임하라고 지시했다. 리처드슨 장관은 이를 거부하고 사임했고, 뒤이어 같은 명령을 받은 차관도 지시를 따르지 않고 물러났다.

    그럼에도 닉슨은 결국 장관 직무대행인 법무차관보를 통해 콕스 특검을 해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은 닉슨의 탄핵을 찬성하는 쪽으로 급속도로 기울었다. 탄핵 직전까지 몰린 닉슨은 결국 하원에서 탄핵소추안 표결이 실시되기 직전 자진해서 사퇴했다.

    각종 사법 리스크에 직면해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사법 방해를 시도해 비난을 받았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 연방수사국(FBI)은 러시아가 트럼프 선거 캠프와 공모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트럼프는 해당 수사를 개시했던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을 경질했다. 이어 해당 스캔들을 담당한 로버트 뮬러 특검을 해임하려고 압박을 가한 정황도 드러났다. 뮬러는 의회 청문회 등에 출석해 트럼프가 사법 방해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고 증언했다. 기소 가능성이 열려 있고 유죄를 받을 경우 중범죄로 형량이 무거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스라엘에선 지난 7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연정이 '사법 개혁안'이라며 사법부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법을 통과시켜 논란이 됐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이를 '사법 장악'이라고 비판하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직전까지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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