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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탄핵 재발의… 野 초유의 '사법 방해'

    양지호 기자 허욱 기자

    발행일 : 2023.11.11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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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이재명 수사하는 이정섭 검사 상대로 공수처에 고발까지
    탄핵하려 '극한 꼼수' 동원… 법조계 "총선까지 수사 늦추려는 것"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의 탄핵안을 철회하고 오는 30일에 다시 발의하기로 했다. 국회법상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후 72시간이 지나면 자동 폐기된다. 국민의힘의 반대와 국회의장의 해외 출장으로 72시간 내 본회의 개최가 어려워지자, 탄핵안을 낸 지 하루 만에 없던 일로 만들고 나중에 재발의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상 초유의 사법 방해이자, 극한의 '꼼수 정치'"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리처드 닉슨·빌 클린턴 대통령 사례처럼 '사법 방해(obstruction of justice)'는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정도로 중대하게 다루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사법 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사법방해죄는 간첩죄보다 형량이 높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재명 방탄 5종 세트'라며 "방탄 출마·방탄 당대표 당선·방탄 국회·방탄 단식·방탄 탄핵"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정섭·손준성 검사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안 철회서를 국회 사무처에 제출했다. 당론으로 소속 의원 168명 전원이 공동 발의한 탄핵안을 하루 만에 거둬들인 것이다. 민주당은 본회의가 연달아 잡혀 있는 오는 30일 본회의에 다시 탄핵안을 올린 뒤 다음 달 1일에 표결하겠다는 계산이다. 국무위원과 검사에 대한 탄핵안은 재적의원 과반(150명)만 있으면 처리가 가능하다. 민주당은 탄핵안 발의와는 별개로 이날 공수처에 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이 차장검사를 고발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18일에는 이 차장검사를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 차장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관련된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이 대표 부부의 법인 카드 유용 의혹, 쌍방울의 이 대표 '쪼개기 후원'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수사팀을 지휘하고 있다. 탄핵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면 그 즉시 이 차장검사 직무는 정지되고, 헌재 결정이 나오기까지는 3~5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단식·국정감사 등을 이유로 재판을 미루거나 불참해온 서울중앙지방법원 '선거법 위반' 재판에 77일 만에 출석했다. 그는 '방탄 탄핵 아니냐'는 등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재명 강성 지지층 '개딸'은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의 개인 휴대폰 번호를 공유하고 "본회의를 열어 탄핵안을 처리해 달라"는 문자 폭탄을 보내며 압박했다. 김 의장은 11일부터 22일까지 멕시코·인도네시아·칠레 등으로 해외 출장을 간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본지에 "민주당은 탄핵 소추가 헌재에서 기각될 줄 알면서도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 정지가 되는 것을 이용해 수사 지연을 의도한다는 의심이 든다"며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 법률 위반을 한 공직자를 탄핵하기 위한 제도 본질에 반하는 오·남용"이라고 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도 "우리 법조 역사에서 정치인을 수사 중인 검사를 탄핵한 적이 없는데 초유의 사법 방해"라며 "민주당은 '검찰 독재'라지만 거대 야당이 이재명 사당화가 돼 '이재명 독재'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국회 사무처와 (민주당이) 짬짜미가 돼 국회법을 불법 부당하게 해석하고 국회법 근간이 되는 일사부재의 원칙을 훼손하려는 시도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며 "우리 당 입장에서는 (탄핵안 철회를 허용해준 국회 의사국이) 편향됐다고 본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철회 수용과 관련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내기로 했다.

    퇴직 검사들의 모임인 검찰동우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사의 신분 보장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보장된 검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을 위한 핵심 사항"이라며 "그럼에도 의회 권력을 남용해 이를 훼손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횡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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