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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정책 경쟁서 밀린 당이 정책 개발 대신 의석수 힘자랑

    발행일 : 2023.11.10 / 여론/독자 A3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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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불법 파업 조장법'이란 비판을 받는 이른바 '노란봉투법'과 공영 방송 이사진 구성에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송법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다수 의석을 앞세워 밀어붙였다. 최근 국민의힘이 김포 서울 편입, 공매도 금지 등 각종 정책을 추진하며 선거 어젠다 경쟁의 기선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도 정책 경쟁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의석수를 앞세워 힘자랑만 한다.

    노란봉투법은 노사 협상의 틀을 송두리째 흔드는 법이다. 하청 업체 직원이 원청인 대기업을 상대로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파업도 가능해진다. 채용·정리 해고 등 사용자의 고유 권한에도 노조가 개입할 수 있게 된다. 반면 파업으로 인한 기업의 손해배상 소송은 현실적으로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 법은 문재인 정부 때부터 국회에 계류돼 있었다.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갖고도 이 법을 논의하지 않았다. 문제가 많은 법이란 사실을 아는 것이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어 야당이 되자 곧바로 강행 처리 수순을 밟았다. 경제 6단체가 "이러면 기업을 못 한다"고 호소했지만 무시했다.

    방송법은 공영방송 지배 구조를 변경해 대통령의 영향력은 제한하면서 민주당의 영향력은 키우는 법이다. 민주당은 이 법도 문 정부 시절에는 반대했다. 그러더니 야당이 되니 꼭 해야 한다고 한다. 파렴치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두 법은 기업과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심각하고 위헌 소지도 크기 때문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 대통령실도 이미 그런 뜻을 밝혔다. 그런데도 소용이 없었다. 거부권을 행사해도 민주당은 지지층에 생색을 내고 정치적 부담은 대통령에게 지우면 그만이라고 계산하기 때문이다. 법안의 실제 시행 여부엔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정략을 위해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얼마 전까지 국정을 책임졌던 정당이 할 일이 아니다.

    민주당은 이날 '오송 지하 차도 참사' '정부의 언론 장악' '해병대원 순직 사건' 등에 관한 국정조사 요구서도 본회의에 보고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도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한다. 총선을 앞두고 특검과 국정조사를 진행해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정략이 얼마나 효과가 있겠나. 과거의 민주당이라면 결코 하지 않았을 일이다.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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