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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기대주가 당구 여왕으로

    김민기 기자

    발행일 : 2023.11.10 / 스포츠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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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혜미 LPBA챔피언십서 첫 정상

    "혜미야, 꿀 아르바이트야." 21살 때, 일자리를 찾고 있던 최혜미(29·사진)는 친구로부터 "당구장 아르바이트가 어렵지 않고 할 만하다"는 권유를 듣고 충남 천안시 한 당구장 문을 두드렸다. 사장이 흔쾌히 응해 최혜미는 당구장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큐를 잡았다. 배드민턴 동호인인 아버지를 닮아 운동신경이 좋았던 최혜미. 그가 당구 치는 걸 본 손님들은 "자세가 남다른데?"라며 칭찬을 연거푸 쏟아냈다. 그렇게 동호인으로 당구를 이어가다 2019년 동호인을 대상으로 열린 여자프로당구(LPBA) 오픈 챌린지를 통해 프로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사상 첫 동호인 출신 투어 우승을 일궜다. 최혜미는 8일 경기 고양시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예은(웰컴저축은행)을 4대2(4-11 11-4 11-5 11-5 6-11 11-8)로 누르고 트로피를 들었다. 우승 상금 3000만원을 받아 상금 랭킹은 40위에서 5위(3272만원)로 수직 상승했다. 최혜미는 우승, 랭킹 변화 등 모든 게 낯설다. 그는 경기 하루가 지난 9일에도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고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최혜미는 2021-2022시즌에 4강에도 올랐지만 이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결승에 나선 건 이번이 프로 데뷔 4년 만에 처음이다. 그는 "전에는 대회 나서면 많이 떨기도 했는데, 이번엔 '자신감 있게 치자'고 다짐했고 실제로 많이 긴장하지도 않았다. 우승 비결은 이것 단 하나"라고 했다. 멘털 관리는 일상에서도 꾸준히 한다. 매일 6시간쯤 훈련하는데 한 주에 하루 정도는 큐를 내려놓고 볼링, 배드민턴 등 다른 운동을 취미로 즐긴다. 당구에만 너무 몰두해 지루해지거나 스트레스 받는 걸 경계해서다.

    그는 '스트레스는 운동의 큰 적'이라는 사실을 학창 시절 몸으로 익혔다. 그는 원래 유도 선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지도자의 일상적인 폭행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페트병 등으로 수시로 머리를 맞았고 오리걸음으로 운동장을 돌았다. 유도에 몰두해 좋은 성적을 낼 때도 있었지만 행복하지도, 기분이 좋지도 않았다. 결국 부모님께 얘기해 유도를 관뒀다. 씁쓸한 이별을 한 유도는 최혜미에게 상처로 남았지만, 동시에 정신적·신체적 자양분이 된 고마운 측면도 있다. "다양한 운동을 처음 접할 때 '역시 운동했던 아이라 그런지 자세가 남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큐를 처음 잡을 때도 그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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