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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61명 목소리 담은 北인권 담당관

    조재현 기자 고유찬 기자

    발행일 : 2023.11.10 / 사람 A2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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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최재훈씨

    "코로나 이후 북한의 전면적인 국경 봉쇄로 북한 내부 사정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워졌어요. 이럴 때일수록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사람들에게 더욱 알려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국제앰네스티 한국 지부에서 본지와 만난 최재훈(37·사진) 북한인권담당관은 이렇게 말했다. 최 담당관은 2019년 10월부터 지난 6월까지 약 3년 9개월간 한국에 사는 탈북민 90여 명과 만나 심층 면접을 했다. 그중 61명의 이야기를 실은 탈북민 증언집인 '60+ voices-북한에서의 일상을 돌아보다'를 지난달 24일 출간했다. 코로나 이후 북한 내부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최 담당관은 "이 책에 나오는 61명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평범한 주민들"이라며 "지금도 2000만명이 넘는 북한 주민이 숨죽인 채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했다.

    최 담당관은 특히 한 탈북 청년의 학창 시절 이야기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 청년은 10여 년 전 북한에서 소학교(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양귀비 밭에서 일했다. 그는 배가 고플 때마다 양귀비 씨를 자주 주워 먹었는데, 그때마다 몸이 나른해지고 졸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최 담당관은 "북한 어린이들이 고된 노동도 모자라 아편 같은 마약에까지 무분별하게 노출된 것은 북한 인권의 실태를 보여주는 적나라한 사례"라고 했다.

    최 담당관이 북한 인권에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 시절부터다. 영국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서양 학생들이 한국인인 자신보다 북한 인권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고 한다.

    그는 북한 인권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자세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집권 세력에 따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어 왔다"며 "북한 인권 문제에 일관된 입장을 보여 온 국제사회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수십년간 계속해서 강제 북송 행위 자체를 반대해 왔지만, 문재인 정부는 탈북민 강제 북송을 강행했다"며 "유엔 고문 방지 협약이나 자유권 규약과 같은 국제 인권법을 명백하게 유린한 것"이라고 했다.

    최 담당관은 많은 탈북민이 한국에 오고 나서야 자신이 북한에서 겪었던 일들이 인권침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탈북민들도 자신이 겪은 일이 더 이상 북한에서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만큼, 우리의 북한 인권 활동을 지지하고 격려해줄 때마다 힘이 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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