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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할 말 있다] (10) 이승환 與중랑을 당협위원장

    원선우 기자

    발행일 : 2023.11.10 / 종합 A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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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례 50% 할당? 청년은 시혜 대상 아니다"

    국민의힘 이승환(1983년생·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은 9일 본지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은 86(80년대 학번인 60년대생 학생운동권) 카르텔을 끝장낼 마지막 기회"라며 "청년이 정치권의 주연이자 개척자로 전면에 나설 때"라고 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45세 미만 청년을 비례대표 당선권에 50% 공천한다고 밝혔다.

    "고심한 흔적은 있다. 그러나 청년은 배려 대상이 아니다. 청년이 미래 정치의 주역으로, 개척자로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 청년을 시혜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선 과거와 다르지 않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이후 분위기는 어떤가.

    "솔직히 많이 안 좋다. '이젠 중랑에서도 국민의힘 국회의원 나올 때'라고 응원해주시던 분들이 요즘은 제 손 붙잡고 이러신다. 아이고 이제 어떡해."

    ―인요한 혁신위 출범 후 여당이 달라졌다는 목소리가 많다.

    "국민 호응이 있어서 다행이다. 사실 지금 내놓는 혁신안 중 새로운 건 하나도 없다. 핼러윈 참사 추모식 참석, 5·18 묘지 참배 같은 전향적 행보는 예전 지도부도 했다. 결국 윤핵관과 영남·다선 중진 공천이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다."

    ―영남·율사(律士)·남성 중심인 국민의힘 인적 구성이 바뀔 수 있을까.

    "당에서 소신 있고 유능한 인재를 발굴, 육성하려고 하지 않는다. 2020년 총선 공천은 막장이었다. 청년들을 사지(死地)로 몰아 다 죽여버렸다."

    ―21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있다.

    "예전엔 여야 의원들이 공개 석상에선 싸워도 막후에선 밥과 술을 나누며 허물없이 어울렸다. 목욕탕에서 만나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요즘은 자기네 당 친한 의원끼리만 어울린다. 국회의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합의하라고 세비도 주고 건물도 지어주는 것 아닌가. 지도부, 지지층 눈치만 보고 공천받으려고 줄 서는 건 정치가 아니다."

    ―민주당은 이재명 체제로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조국 전 장관도 출마한다는데.

    "지금은 현 3040세대가 86세대와 세대교체 경쟁을 해야 할 때다. 그런데 민주당은 조국 사태와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모든 논의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청년 정치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조 전 장관이 나오면 솔직히 여당으로선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치는 극복 불가능한 대혼돈에 빠진다."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일하면서 본 정치판은 어떤가.

    "윤석열 대통령이 노동·교육·연금 개혁에 품고 있는 의지는 명확하고 강력하다. 이를 국회 입법으로 추진하려면 반드시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인구 감소, 저출산, 고령화 같은 쓰나미에 대처해야 하는데 86 운동권 카르텔은 모든 사안을 선악(善惡) 이분법으로 몰아 진영 전쟁만 한다. 후세를 착취하는 약탈적 세대다."

    서울 중랑을은 1988년 이후 9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7번을 차지한 지역구다. 이 위원장은 "보수 정당이 수도권 험지(險地)에선 안 된다는 공식을 깨부수고 싶다"고 했다. 그는 1983년 상봉동에서 태어났다. 중랑구 면목동·중화동·묵동에서 각각 초중고를 나왔고 지금은 중랑구 신내동에서 산다. 그는 "중랑 토박이 출신 국회의원이 지금껏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최근 당 지도부의 메가 서울 정책에 공개 반발했다.

    "아파트가 많은 경기도 신도시에선 여당 표가 나올 거라는 기대 심리다. 그러나 중랑 유권자들은 '국민마저 상급지·하급지로 가르려는 것이냐'고 반발한다. 메가 시티 취지는 좋다. 그러나 낡은 동네 사는 서울 시민 마음도 헤아리는 게 집권 여당의 책임이다. 강서구 선거도 유권자 정서를 외면한 탓에 참패하지 않았나."

    ―이준석 전 대표는 탈당할 것으로 보나.

    "이 전 대표는 정치에 입문한 후 줄곧 공중전만 해왔다. 국민의힘 점퍼를 입고 상계동에서 백병전을 해서 당선된다면 감동이 엄청날 것이다. 상계동을 계속 지켰으면 했는데 안타깝다."

    ―한국 경제와 문화는 세계적 본보기인데, 정치가 이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

    "결국 정치가 국운(國運)의 장애물이 될 것이다. 86 기득권이 사회를 장악한 한국은 최신 CPU에 윈도95가 깔려 있는 컴퓨터와 같다. 내년 총선은 운동권 카르텔을 깨부술 마지막 기회다. 자칫하면 이재명·조국이 자기들이 무고한 희생양이었다고 큰소리치는 '민주당 유니버스'가 열릴지 모른다."

    ―국회 세대교체가 필요하지 않을까.

    "개인의 출세, 허영(虛榮)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동체에 사명감을 가진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 장마 때마다 중랑천이 넘쳤다. 반지하 방 살던 우리 가족은 자다가도 깨서 세숫대야로 물을 퍼냈다. 그 가난했던 기억마저 사랑하기에 정치를 한다. 특정 계파 '똘마니'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하는지 철학이 뚜렷한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

    ―젊은 나이에 보수 정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못 배우고 돈 없고 '빽' 없어서 서러운 사람들을 대변하고 싶다. 이런 분들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왜 진보 정치만 이들을 위해 발언하나. 자유, 민주, 공화, 시장경제 가치로 공동체 구성원을 아우르는 따뜻한 보수 정치를 하고 싶다."

    ☞이승환

    1983년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서 태어났다. 중랑천 범람 때마다 물이 들어차는 반지하방에서 자랐다. 학창 시절 폭력 사건 누명을 벗었지만 고교 자퇴생이 됐고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홀어머니 식당 일을 도우며 막노동꾼과 배달원으로 돈을 벌었다. 검정고시와 독학 학위제로 고교·대학을 마쳤다. 2011년 국회 인턴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윤석열 대통령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기고자 : 원선우 기자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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