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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집권 땐 처리않더니… 의석 앞세워 '내로남불 입법(노란봉투법·방송 3법)'

    김경화 기자 김상윤 기자

    발행일 : 2023.11.10 / 종합 A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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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 퇴장속 본회의서 단독 처리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9일 본회의에서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법안들에 대한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예상되지만, 다수 의석으로 본회의 통과를 밀어붙인 것이다.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모두 해묵은 사안인데, 민주당은 정작 문재인 정부 집권 여당 시절에는 입법을 외면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과 방송 3법을 차례대로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가능 범위를 확대하고 불법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재계에서는 '불법 파업 조장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방송 3법은 KBS·MBC 등 공영방송 이사 수를 늘리고 추천 권한을 학계와 직능 단체에 부여하는 내용인데, 친야 성향 단체들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란봉투법은 재석 174명에 찬성 173명, 기권 1명(민주당 이원욱 의원)으로 통과됐고,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 개정안)은 각각 재석 176명·175명·176명 전원 찬성으로 처리됐다. 이 법안들 처리에 반대한 국민의힘은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표결 직후 "노란봉투법은 삶의 벼랑 끝에 있는 분들에게 손을 내미는 인권 법안"이라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방송 3법에 대해서도 "방송 언론이 좀 더 공정하고 자유롭고 민주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최소한의 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범야권 의석 수를 모두 끌어모으면 이 네 법안 처리를 국민의힘이 막기는 불가능하다. 이와 상관없이 국민의힘은 반대 의견을 밝히기 위해 이 법안들을 상정하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무제한 토론)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필리버스터 역시 민주당과 범야권이 179석(재적 의원 5분의 3)을 끌어모으면 24시간 후 중단시킬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필리버스터 계획을 철회했다. 이날 본회의에 보고된 탄핵안은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본회의 표결에 부치는데, 필리버스터를 할 경우 본회의가 계속 열려 있는 상태가 돼 탄핵안 표결 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법안 처리는 내주고 탄핵안은 무산시키는 작전으로 간 것이다.

    본회의 직후 소집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홍익표 원내대표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면서 "탄핵에 의지를 모았기 때문에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할 수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통과시킨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라며 "우리의 승리"라고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될 것이 뻔한 입법이지만 '민주당의 승리'라고 자축한 것이다. 민주당은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탄핵안 표결 처리를 위한 본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표결이 불발될 경우 다시 탄핵을 추진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대표적 '이재명표 예산'으로 꼽히는 지역 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7000억원 증액을 골자로 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도 단독 처리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지역 화폐 예산을 0원으로 편성했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표결에 앞서 "지역사랑상품권이 경제 진작 효과가 명백히 입증됐는데도 정부·여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과 무소속 이성만 의원은 지역 화폐 예산 7000억원 증액 안건을 밀어붙였고, 증액에 반대한 국민의힘은 표결 강행에 반발해 집단으로 퇴장했다. 행안위에서 의결한 예산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다만 예산 증액은 정부 동의가 필요한 만큼, 추후 협상에 따라 최종 규모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작년에도 지역 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가 야당과 협의 끝에 3525억원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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