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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헌재 수장 사상 첫 동시 공백

    이슬비 기자

    발행일 : 2023.11.10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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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헌재소장 퇴임, 대행체제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10일 퇴임하면서 헌정 사상 최초로 '헌재소장·대법원장 동시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유 소장 후임으로 이종석 헌법재판관이 지명돼 있지만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을 통과해야 임명될 수 있어 당분간 헌재 소장은 공석이 된다.

    앞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난 9월 24일 퇴임해 대법원장도 46일째 공석이다. 이균용 후보자가 지난 8월 22일 지명됐지만 국회에서 민주당이 당론으로 임명 동의안을 부결했다. 새 후보자로 조희대 전 대법관이 지난 8일 지명됐지만 국회 청문회와 표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대법원과 헌재는 모두 '권한대행' 체제가 됐다. 권한대행은 현상 변경이나 정책적 결정은 자제해야 하기 때문에 대법원·헌재 기능이 제약될 수 있다. 대법원에서는 선임 대법관인 안철상 권한대행이 내년 1월 퇴임하는 대법관 2명의 후임 임명 제청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대법원장 임명이 늦어지면 대법관 공석도 발생할 수 있다. 또 전원 합의체 재판 심리·선고 여부도 시급성과 필요성을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다.

    헌재도 선임 재판관인 이은애 재판관이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소장 공석이 오래가면 합헌·위헌 의견이 맞서는 사건,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는 사건 등에 대한 심리·선고가 지체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여야 대립이 대법원과 헌재를 마비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이 각각 공석이 된 적은 있지만 두 자리가 동시에 비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종석 헌재소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3일에 열릴 예정이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이수진(비례)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과대학 동기로) 오랜 지기(知己)인 이 후보자가 헌재 소장에 임명되면 헌재가 보수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면서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과하려면 재적 과반수 출석에 출석 과반수 찬성을 받아야 한다. 국회에서 168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반대하면 통과할 수 없다.

    헌재 권한대행 체제가 길어지면 사형제 위헌 여부,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여부 등 주요 사건 심리가 줄줄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헌법재판관 총 9명 가운데 7명만 출석하면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고 헌법재판소법에 규정돼 있다. 하지만 헌재 관계자는 "그 규정은 재판관의 질병, 출장 등에 대비한 극히 예외적 조항"이라며 "국민의 기본권을 제대로 보장하려면 헌법재판관 9명 전원이 심리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법조인은 "헌재가 위헌, 탄핵, 정당 해산 등 중요 결정을 하려면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소장이나 일부 재판관이 공석인 상태에서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종석 후보자가 현직 헌법재판관에서 지명된 데다 유남석 헌재소장이 퇴임하면서 헌법재판관은 8명으로 줄게 됐다.

    한편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는 지명 이후 첫 일정으로 9일 대법원에서 안철상 권한대행과 면담했다. 조 후보자는 "단 하루를 하더라도 진심과 성의를 다해서 헌법을 받들겠다"면서 "한평생 법관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좌나 우에 치우치지 않고 중도의 길을 걷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국회는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 일정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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