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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블랙리스트 무죄, 양심적 병역거부 유죄

    양은경 기자 이슬비 기자

    발행일 : 2023.11.09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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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 판결 보니… 文 정부 시절 '미스터 소수 의견'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는 2014년부터 6년간 대법관으로 재임하면서 '미스터 소수 의견'으로 통했다. 특히 진보 성향 대법관이 다수를 차지한 김명수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그의 보수 성향 소수 의견이 두드러졌다.

    2018년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여호와의 증인' 병역 거부자에 대해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는 무죄'라며 9대4로 판결한 사건에서 조 후보자는 소수 의견을 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서 어떤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한국의 엄중한 안보 상황, 병역 의무의 형평성에 관한 강력한 사회적 요청 등을 감안하면 종교적·양심적 병역 거부는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는 그해 4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댓글 사건 상고심에서도 소수 의견을 냈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1대2의 의견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국정원 공무원들이 지위를 이용해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활동을 집단적으로 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원 전 원장의 경우 국정원 직원들과 선거운동을 공모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선거법 위반 행위로 인정되는 댓글 활동 규모도 국정원 차원의 조직적 개입으로 보기 미미한 수준"이라고 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같은 해 3월 대법원이 선고한 '국방부 불온서적' 사건에서도 소수 의견을 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방부가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 등 도서 23종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하고 반입을 금지하자 이에 헌법소원을 낸 육군 법무관들에 대한 징계 조치가 부당한지가 쟁점이 됐다. 당시 전원합의체는 9대4 의견으로 징계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단했지만, 조 대법관은 "향후 군인들이 불순한 의도의 집단 행위를 해도 제재가 어려워져 군기 문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2020년 1월 자신이 주심을 맡았던 '국정 농단'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소수 의견을 냈다. 그는 안철상, 이동원 대법관과 함께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받은 말 3마리가 뇌물인지 단정하기 어렵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떤 뇌물도 요구하지 않았고 이익을 취했다고 드러난 것이 없다"고 했다.

    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기소된 '문화계 블랙리스트'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조 후보자는 증거 수집의 위법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별개 의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이 청와대 문건을 특별 검사에게 제공하고 특검이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한 행위는 직무상 공정성과 정치 중립성을 침해해 위법한 증거 수집"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2019년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을 친일파로 묘사한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사건에서도 소수 의견을 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7대6 의견으로 백년전쟁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가 부당하다는 결론을 냈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개인의 인격을 악의적으로 공격하는 이 방송이 공동체의 선(善)에 무슨 기여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한 법조인은 "조 후보자는 보수라는 정치·이념 성향에 따라 판결한 것이 아니라 사실관계와 법리 검토를 통해 합리적 판결을 해왔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를 근로자로 인정한 판결,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선택 전 대전시장에 대한 무죄 취지 파기 환송 판결 등을 내린 바 있다.

    또 조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재판 연구관으로 근무했던 한 판사는 "실력이나 인품 등 모든 면에서 연구관들이 롤모델로 삼았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대한변협이 전국 변호사들에게 대법원장 후보자 추천을 받았을 때도 높은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협 관계자는 "재판할 때 경청하는 태도,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로 개업해 영리를 추구하지 않은 점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 주요 판결 / 조희대(66)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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