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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의 어떤 시] (144) 새장에 갇힌 새(Caged Bird)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발행일 : 2023.11.06 / 여론/독자 A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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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장에 갇힌 새(Caged Bird)

    자유로운 새는
    바람을 등지고 날아올라(…)
    그의 날개를
    주황빛 햇빛 속에 담그고
    감히 하늘을 자신의 것이라 주장한다.

    (…)좁은 새장에서 뽐내며 걷는 새는
    그의 분노의 창살 사이로
    내다볼 수 없다.
    날개는 잘리고 발은 묶여
    그는 목을 열어 노래한다(…)

    겁이 나 떨리는 소리로
    잘 알지 못하지만 여전히
    갈망하고 있는 것들에 관해,
    그의 노랫소리는
    저 먼 언덕에서도 들린다.
    새장에 갇힌 새는
    자유에 대해 노래하기 때문이다(…)

    -마이아 앤절로(강희원 옮김)

    김승희 선생님이 엮고 쓴 책 '남자들은 모른다'에서 '새장에 갇힌 새'를 보자마자 마이아 앤절로의 자서전 '나는 새장 속의 새가 왜 노래하는지를 안다(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가 생각났다. 미국 백인들에게 흑인 여성의 삶을 아주 구체적으로 이해시킨 마이아의 자서전 축약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시에서 시인은 '자유로운 새'와 '새장에 갇힌 새'를 비교하며 자유를 말한다. "분노의 창살"이라는 표현이 흥미롭다. 분노에 갇힌 새는, 분노의 포로가 된 사람은 자신의 감옥에 갇혀 밖을 잘 보지 못한다.

    내 자유가 소중하면 다른 사람의 자유도 소중하고, 내 생명이 소중하면 다른 이들의 생명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가자에 폭격이 멈추고, 하마스가 데려간 이스라엘 인질들이 풀려나고 중동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빈다. 폭력에 더 큰 폭력으로 대항하는 분노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기고자 :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825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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