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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면 나오는 신당론… 거대 양당이 혁신하면 '찻잔 속 태풍'

    박국희 기자 원선우 기자

    발행일 : 2023.11.06 / 종합 A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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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 '제3지대 신당' 사례 분석

    과거 국내 정치권에서는 총선과 대선 등 큰 선거를 앞두고 거의 매번 "양당 구도를 깨고 정치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제3지대 신당론이 분출했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커질수록 기존 양당에 도전한다는 신당은 '블루 오션'으로 여겨졌다. 그중에는 일부 성공 사례도 있었지만 현재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으로 양분돼 있는 정치 구도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신당은 흔적도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반짝 관심을 끌다 논의 단계에서 흐지부지된 경우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신당의 성공 조건으로 ①양당 정치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 ②대선 주자급 구심점 ③탄탄한 지역 기반 ④참신한 정치 세력의 참여 등을 꼽는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가 쉽지 않고, 충족한다 해도 기존 양당이 선거를 앞두고 혁신 경쟁에 나서면 신당의 공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근래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 구도 타파'를 내세우며 등장한 제3 신당 중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를 구성하며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평가받은 사례는 14대 총선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통일국민당(31석), 15대 총선 고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50석), 20대 총선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38석) 정도다.

    모두 간판급 대선 주자를 구심점으로 호남과 충청 등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제3 세력으로 평가받던 이들 신당조차 사실상 개인기로 당을 홀로 이끈 대선 후보들이 제3후보로 나선 대선 도전에 모두 실패하면서 결국 사라졌다.

    역시 제3 지대 후보로 대선 도전에 나섰던 문국현 대표의 창조한국당이 18대 총선에서 3석 당선에 그치는 등 당의 간판이 웬만큼 '정치적 거물'로 평가받지 않는 이상 신당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14대 대선의 박찬종 후보, 15대 대선의 이인제 후보 모두 제3 지대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참신한 정치 세력 확보에 실패하면서 이들이 만든 '대선용 신당' 모두 기존 정당에 흡수됐다.

    가장 최근의 유의미한 성공 사례로 꼽히는 국민의당조차 안철수 후보의 19대 대선 패배 이후 유승민 전 의원 등의 비박계 신당인 바른정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만들었지만 결국 양분화된 국내 정치 현실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기존 정당에 통합됐다. 한국 정치사에서 영속성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운영된 제3당은 아직까지 없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준석 전 대표, 금태섭 전 의원,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 등을 중심으로 터져나오는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서도 전망을 밝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 기존 거대 양당 정치에 대한 혐오 정서는 퍼져 있지만, 신당을 주도하는 이들이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춘 유력한 대선 주자도 아니고 지지층 역시 특정 세대 등으로 한정돼 있다 보니 신당에 동참할 참신하고 상징적인 인물들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입으로는 양당 정치의 폐해를 외치지만 결국은 양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고 밀려난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국회 입성만을 위해 신당을 창당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국민도 많다"고 했다.

    결국 양당 정치의 실패 분위기 속에 신당 추진 움직임이 나오는 것인 만큼, 기존 정당이 선거를 앞두고 혁신을 할수록 제3 지대 신당이 들어설 자리는 없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대 이준한 교수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종 신당들이 나온다 해도 국민의힘이 최근 김포시의 서울 편입 같은 공격적인 공약을 내놓는 등 기존 정당들이 혁신 움직임을 보인다면 신당의 파괴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정치권의 구태가 계속될수록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신당론은 계속 분출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이준석 신당이 창당된다 해도 국민의힘의 현 친윤 지도부가 당을 제대로 혁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한 '중도·보수 동맹'을 복원하려면 결국 윤 대통령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픽] 과거 주요 신당 창당·소멸 과정
    기고자 : 박국희 기자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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