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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오늘부터 내년 6월까지 금지

    김은정 기자 한예나 기자

    발행일 : 2023.11.06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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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 글로벌 투자銀 전수조사
    "기울어진 운동장… 원점서 재검토"

    6일 주식시장 개장 직후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약 8개월간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다. 공매도 금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2020년 코로나 사태 등 과거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일 때마다 한시적으로 단행됐고, 이번이 네 번째다. 개인 투자자에게만 불리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온 공매도 제도도 전면 손질한다.

    금융위원회는 5일 임시 금융위원회 회의를 열고 공매도 전면 금지를 의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이 있었던 기존 공매도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불법 무차입 공매도 실시간 차단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로 기존에 공매도가 가능했던 코스피200, 코스닥150지수 350개 종목을 포함해 유가증권과 코스닥, 코넥스 시장 전 종목에 공매도가 차단된다.

    공매도는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싸게 사서 되갚아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내려야 돈을 벌 수 있는 데다 정보와 자금력을 갖춘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투자법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주가 하락의 원흉으로 지목해 왔다. 특히 최근 대형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가 적발되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매도 폐지 여론에 불이 붙었다.

    대통령실은 이날 "불법 공매도와 공매도를 이용한 시장 교란 행위는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불법 공매도 세력을 자산 시장의 심각한 병폐로 인식하고 있고, (외국계 투자은행들에 대한) 불법 공매도 전수 조사 결정 역시 이러한 인식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관계 기관들은 공매도 금지 기간에 공매도 제도를 뜯어고친다는 계획이다. 일단 개인에게 불리한 공매도 제도를 추가로 개선한다. 지난해 당국은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담보 비율을 140%에서 120%로 낮췄는데, 여전히 외국인과 기관(담보 비율 105%)에 비해선 불리하기 때문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지속돼 왔다. 투자 주체별로 담보 비율을 동일하게 맞추는 것이 유력하다.

    또 최근 드러난 일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 차단하는 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 매매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해 주식을 실제로 빌리지 않고 공매도를 하는 행위를 말한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외국계 투자은행인 BNP파리바·HSBC의 560억원대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했다.

    금융감독원은 6일 '공매도 특별조사단'을 출범하고 글로벌 투자은행 10여 곳의 공매도 실태를 전수 조사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추가로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되면 최대한의 과징금과 형사처벌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금융위는 그간 공매도 전면 금지에 대해 선을 그어왔다. 선진국·개도국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금융시장에서 공매도가 정당한 투자 기법 중 하나로 인정받는 상황에서, 금융 위기 상황도 아닌데 공매도 전면 금지 카드를 꺼내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2차전지 등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종목이 공매도 표적이 되며 주가 하락이 심해지고, 소문으로만 돌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법 공매도 사례까지 드러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여권에서 공매도 전면 금지 목소리가 커지자 당정이 발을 맞추는 쪽으로 선회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연이은 불법 공매도 적발로 투자자들 불안이 극심한 만큼 전수 조사가 끝날 때까지 한시적 공매도 금지가 필요하다"며 "윤 대통령은 1400만 개인 투자자들을 포함한 모든 주식시장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후적 처벌을 넘어 사전적 차단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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