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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재판 지연 전술 버릇 될라, 법관 기피 9일 만에 신속한 기각

    발행일 : 2023.11.04 / 여론/독자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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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가 낸 법관 기피 신청을 수원지법이 기각했다. "불공평한 재판이 우려된다는 주장은 모두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신청 접수 9일 만이다. 보통 법관 기피 신청이 들어오면 해당 재판은 중단되고 소속 법원의 다른 재판부가 이를 판단하는데 길게는 두 달 넘게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9일 만의 기각'은 상당히 빠른 것이다. 재판 지연을 막겠다는 뜻이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작년 10월 기소돼 1년 넘게 재판을 받아왔다. 그 사이 재판 진행에 불만을 피력한 적이 없었다. 지난 8월 민변 변호사가 갑자기 법정에서 법관 기피 신청을 냈을 때는 이 전 부지사가 "내 뜻이 아니다"라며 신청을 철회하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 전 재판부가 그의 구속 기간을 연장하자 유죄 선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기피 신청을 한 것이다. 명백한 재판 지연 의도다. 이 신청을 법원이 기각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 전 부지사 측은 항고하겠다고 했다. 항고·재항고를 통해 3심까지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법관 기피 신청은 피고인 권한이다. 하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최근엔 조금만 불리하다 싶으면 무턱대고 기피 신청 하는 게 무슨 유행처럼 됐다. 재판을 최대한 끌어 법관 인사(人事)로 재판부가 바뀌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동안 법원이 이런 시도를 사실상 방치해왔다는 점이다. 특히 간첩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선 피고인들이 법관 기피 신청 등을 통해 재판을 지연시켜 구속됐던 피고인들이 다 풀려나도록 유도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현행법엔 재판 지연 의도가 명백하면 해당 재판부가 신청을 바로 기각하고 재판을 진행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런 신청은 바로 기각해야 한다. 관행상 그게 어렵다면 다른 재판부에서라도 기각 결정을 빨리 내려 그런 시도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재판 파행을 막고 사법 정의를 세울 수 있다. 9일 만에 내려진 이번 기각 결정이 그런 흐름을 선도해 줬으면 한다.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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