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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처한 다문화 센터 살린 타지키스탄 청년

    신지인 기자

    발행일 : 2023.11.04 / 사람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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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초청 장학생 자하 조다씨

    지난달 24일 경기 부천 경기글로벌센터의 송인선 센터장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누군가 "어려운 다문화 가족들을 위해 도움을 주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평일 하루 80명, 주말엔 하루 180명이 다녀가는 대규모 교육 시설이 운영 자금 부족으로 올 연말 문을 닫아야 할 처지였다.

    전화가 오고 6일 만인 지난달 30일, 정말로 한 외국인이 1000만원을 들고 나타났다. 타지키스탄인 자하 조다(25)씨. 송 센터장은 "15년간 후원으로 운영해 왔는데, 이주민 출신이 이렇게 큰 도움을 준 적은 없었다"며 "덕분에 다시 힘을 내보려 한다"고 했다.

    자하씨는 2016년 정부 초청 장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왔다. 정부 초청 장학생은 본인이 직접 나라를 택하고 필요한 서류와 자격을 준비해야 한다. 한국에 오기로 결심한 건 8년 먼저 한국에 와 경영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큰형 바리둔(36)씨의 영향이 컸다. 자하씨는 부산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마치고 2017년 성균관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했고 2021년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한 지 2년, 자하씨는 연간 수출액 500억원이라는 실적을 앞두고 있는 청년 사업가이기도 하다. 보톡스와 필러 같은 의약품들을 해외로 수출하는 BNC글로벌 대표다. 대학생 때 친분이 있었던 러시아인 의사가 한국의 보톡스를 사서 보내달라는 부탁을 해왔는데, 이를 계기로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 법인이지만 타지키스탄에도 사무실이 있고, 내외국인 직원은 40여 명에 이른다.

    자하씨는 경기글로벌센터의 사정을 아는 한 지인에게 소식을 듣고 기부를 결심했다. 자하씨는 "생김새만 보고 대화가 통하지 않을 것 같아 도망가는 한국인들에게 상처를 받았다"며 "한국 문화나 언어를 몰라 적응하기 어려운 이들이 도움받을 곳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아내와 함께 한국에서 살고 있는 자하씨는 한국 귀화를 앞두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받은 도움이 크기 때문에, 의무도 다하고 싶다"고 했다.
    기고자 : 신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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