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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60代 만학도 학습 멘토로 "어르신 도우며 배움의 소중함 배워요"

    윤상진 기자

    발행일 : 2023.11.04 / 사회 A1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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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교육청, 212명 1대1 연결
    부산선 '1학급 1경로당' 자매 결연

    1일 오후 2시 30분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선 10대 여중생과 60대 만학도들의 '합동 영어 연극'이 열렸다.

    중학교 2학년 학생 3명이 "나이스 투 미추"라는 인사로 막을 올리자, 60대 만학도로 가득 찬 700여 객석에선 '하이' '헬로'라는 화답이 울려 퍼졌다. 무대에서 교복 차림의 만학도들이 구수한 영어 발음으로 대사를 쏟아냈다.

    학력 인정 기관인 일성여중·고는 영어 말하기 대회를 20년째 하고 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만학도와 10대 학생들이 함께 공연을 준비했다. 10대 중학생을 만학도의 '학습 멘토'로 연결하는 서울시교육청의 '세대 배움 동행' 프로그램을 계기로 합동 무대까지 만든 것이다.

    최근 중·고등학생과 지역 만학도, 경로당 어르신을 연결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어르신과의 소통이 학생들 인성 교육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울교육청은 올해부터 중학생들과 학력 인정 학교에 다니는 만학도를 1대1로 연결하고 있다. 부산교육청도 올해 학생들이 지역 경로당을 찾아 예절을 배우는 '1학급 1경로당'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10대 학생들이 뒤늦게 공부하는 만학도를 도우면서 '배움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학교 4곳과 학력 인정 기관 4곳이 신청해 10대 학생과 만학도 212명이 멘토와 멘티로 활동하고 있다. 학생들은 10~12월 두 시간씩 총 다섯 차례 만학도를 만나 교과 공부와 공연 등을 같이 준비한다.

    10대 학생들은 "조부모 세대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한다. 만학도를 보며 새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는 학생도 있다. 이날 연극에 참여한 서울여중 진연진(14)양은 "어른들에게 살갑게 대하는 성격이 아니었는데, 연극을 준비하면서 할머니·할아버지와 대화가 편해졌다"고 말했다. 일성여고 신이자(69)씨는 "10대 손주들과 대화할 새로운 소재가 생겼다"고 했다. 서울교육청은 내년에 참여 학교를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에선 중·고교 안에 노인 시설을 같이 만들어 학생들이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며 "어른들은 학생들을 통해 활력을 느끼고, 학생들은 '배움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부산에선 학생들이 지역 경로당을 찾아 예절 문화를 배운다. 지역의 역사 이야기를 듣고, 범어사·이기대 등 지역 유적지도 함께 탐방한다. 올 2학기에는 초·중학교 11곳이 신청했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교육 효과를 위해 퇴직 교원이 많은 경로당을 선정했다"고 했다. 대구교육청도 세대 간 이해를 높이기 위해 2019년부터 '효행 교육'을 하고 있다. 올해는 초·중·고 100개 학교, 1만2500명이 참가했다.
    기고자 : 윤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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