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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시설 활용해 '도시 방호망' 만든다

    최종석 기자

    발행일 : 2023.11.04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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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우크라, 이·하마스 전쟁 여파

    서울시가 전쟁이나 재난 등 유사시 서울시민의 신속한 대피를 위한 '서울 방호망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것으로 3일 전해졌다. 이 프로젝트는 서울 시내에 그물망처럼 깔린 지하철역과 선로(線路) 터널을 활용해 '도시 방호망'을 구축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드론이나 미사일 등 공격에 시민들이 빨리 피신할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는 지하철역이 289곳 있다. 총길이는 350㎞다. 지하상가와 지하주차장도 각각 2600곳, 30만 곳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요소요소에 지하 방호망을 만들기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했다.

    서울시가 도시 방호망 구축 대상으로 우선 검토 중인 지역은 서울 도심의 지하철 시청역~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구간이다. 이 구간에는 지하상가도 몰려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끊어진 지하 구간을 연결하고 오르락내리락해야 하는 동선을 효율적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관련 연구 용역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지하 공간을 대피소로 활용하기 위해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통풍 시설의 필터 설비도 보강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이러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최근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전쟁을 계기로 방호망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서울은 미사일, 드론 등의 공격에 취약한 상태라고 보고 있다. 인구밀도는 1㎢당 1만6700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주요 도시 중 가장 높은데 방호 인프라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시 공간이 좁아 새로운 방호 시설을 만들기 어려운 상태에서 그물망처럼 깔려 있는 지하철과 지하상가 공간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서울시 판단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도시 방호 시설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3차원(3D) 디지털 지하 지도'도 만들 계획이다. 현재도 지하철역마다 승강장에 구조도가 걸려 있긴 하지만 시민들이 한눈에 파악하긴 어렵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 누구나 쉽게 대피할 수 있도록 지하 방호 공간에 대한 입체 지도를 만들어 스마트폰 앱에 담을 것"이라고 했다. 미사일 공격 등 재난 상황이 벌어지면, 시민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지도를 보면서 가까운 지하철역 곳곳으로 대피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스마트폰의 GPS(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 기능을 활용해 자기 주변의 지하철역 등 대피소 위치를 알려주는 기능도 앱에 담을 계획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전자기파(EMP)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방호 체계도 준비 중이다. EMP 미사일이 떨어지면 도시의 전기·통신 기능이 마비되는데 핵심 전기·통신·데이터망을 지하에 구축해 놓겠다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상당수 시설이 지하에 있기 때문에 일부 보강만 하면 된다"고 했다.

    서울시는 재난 대비 컨트롤타워인 서울시방호위원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밑그림은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이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지난 2일 '서울시 핵·미사일 방호 발전 방안' 포럼에서 서울 방호망 구축 계획 일부를 '서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공개했다. 포럼에는 오세훈 시장도 참석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언론 인터뷰나 SNS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을 해왔다.

    이 실장은 "이스라엘의 경우 직장이나 집 근처 곳곳에 지하 방공호를 만들어 '생활 속 방호'를 하고 있다"며 "서울도 전쟁이나 각종 재난에 대비해 시민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 '서울 방호망 구축 프로젝트' 시청역~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구간
    기고자 :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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