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13년만에 예산 줄인 서울시, 사업비(도로교통 분야 등) 대폭 삭감

    최종석 기자 안준현 기자

    발행일 : 2023.11.02 / 사회 A12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1조4675억 감축한 45조원대 편성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1조5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45조원으로 편성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재산세를 비롯해 지방세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자 씀씀이를 크게 줄인 것이다. 서울시가 해마다 늘려온 예산을 깎은 것은 세계 금융 위기 직후인 2011년 이후 13년 만이다.

    서울시는 1일 '2024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서울시 예산은 45조7230억원으로 올해(본예산 기준 47조1905억원)보다 1조4675억원(3.1%) 줄었다. 앞서 지난 8월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정부 예산을 2005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인 2.8%만 늘렸는데, 서울시는 아예 3.1%를 깎아서 '마이너스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서울시가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내년도 수입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지방세 수입은 올해 24조8818억원에서 내년 24조2353억원으로 6465억원 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재산세 수입이 줄고 기업 활동도 위축돼 지방소득세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입이 줄면 빚을 내야 하지만 박원순 전 시장 시절 급격하게 불어난 채무 때문에 무턱대고 지방채를 발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 흐름에 따라 서울시의 채무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힘들더라도 지방채 발행을 최소화해 현재 채무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2018년 3조8356억원이었던 서울시 채무는 지난해 11조8980억원으로 4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번 예산안은 긴축(緊縮) 기조에 따라 총 1조9330억원을 감액했다. 가장 많이 감액된 항목은 도로 교통 분야인데 올해보다 3088억원(11.8%)이 줄었다. 지하철·버스 요금 인상에 따라 재정 지원 수요가 줄었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산업경제와 주택정비 분야 예산도 각각 1415억원, 794억원을 감액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임 시장 시절 추진했던 도시재생 사업 예산을 크게 줄였다"고 했다.

    반면, 사회복지와 문화관광 분야 예산은 각각 4025억원(2.5%), 244억원(2.9%)이 증액됐다.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인 '약자와의 동행'을 뒷받침하는 차원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월 6만5000원에 지하철·버스 등 서울의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도입에 401억원을 편성했다. 안전과 관련해서는 광화문, 강남역, 도림천에 대심도 빗물터널을 짓는 데 1049억원을 들이고, 인파 밀집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한 지능형 CCTV 등 확충에 236억원을 투입한다.

    오 시장이 지난 3월 발표한 '한강 르네상스 2.0(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예산도 담겼다. 여의도에 254억원을 들여 서울항을 조성하고, 한강의 새로운 교통수단인 '리버버스' 운항에 208억원을 투자한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선 출산 가구에 주는 부모 급여(5752억원)를 월 100만원까지 인상하고, 소득에 상관없이 난임 시술비(300억원)를 지원한다. 국가보훈 대상자에게 주는 참전명예수당을 월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인상(684억원)하는 등 보훈 분야 예산도 늘렸다.

    오 시장은 이날 예산안 기자설명회에서 "서울시로 돌아와 미래의 밑그림을 그리고 본격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타이밍에 안타깝게도 세수 감소라는 암초를 만났다"며 "진퇴양난의 상황이지만 재정이 어렵다고 해서 시민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원칙을 지켰다"고 말했다.

    [그래픽] 서울시 본예산 추이
    기고자 : 최종석 기자 안준현 기자
    본문자수 : 180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