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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0일 국무회의에서 나온 '은행 종노릇' 발언에 은행들이 새파랗게 질렸습니다. 윤 대통령은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께서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말했습니다.

'종노릇' 발언이 알려진 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은행주를 내던져 4대 금융지주 주가가 일제히 고꾸라졌습니다. 그러잖아도 과도한 이자 장사로 비난을 받아오던 차에, 본격적인 은행 압박이 시작될까 봐 주주들이 먼저 움직인 것입니다. 최근 6개월 새 외국인 투자자들은 4대 금융주를 7000억원 넘게 순매도했습니다.

'은행 사람들' 중엔 '금리 올리라면 올리고 내리라면 내렸다. 중소 상인들이 은행 종노릇? 그렇다면 우린 정부 종노릇한 것 아닌가'란 의견을 가진 이가 적지 않습니다. 올 초 윤 대통령이 은행권 돈 잔치를 비판하며 '은행은 공공재' 발언을 한 이후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낮추고 원금 상환 유예 조치 등을 내놨습니다. 이후 가계 부채 문제가 심각해지자, 당국이 가계 대출 억제에 나서 은행들은 다시 대출 금리를 높여 잡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재차 이자 장사를 비판하는 발언이 나와 당혹스럽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은행권 사회 공헌액이 사상 최대인 1조2000억원을 돌파했다며 은행들은 항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합니다. 오히려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나온 '횡재세' 도입 주장이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기준 금리가 1%포인트 이상 오른 해에 은행 이자 이익이 지난 5년 평균의 20%를 넘으면 초과 금액의 10%를 갹출하는 게 골자입니다.

평균 연봉이 1억원대인 임직원들이 300~400%씩 보너스를 받고 희망퇴직자들이 1인당 6억~7억원씩 챙겨갔습니다. 정부가 쳐 놓은 진입 장벽의 울타리 속에서 손쉽게 영업하던 대가치곤 지나치다는 말이 많습니다. 은행들은 '공공재' '종노릇' 다음이 뭐가 될지 불안해하는 대신에, 금융 소비자들의 쌓인 불만을 듣고 해소하려 노력하는 게 현명할 수 있습니다.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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