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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례 깨고 野대표 먼저 호명… 연설문선 '文정부 비판' 모두 뺐다

    김동하 기자

    발행일 : 2023.11.01 / 종합 A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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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향해 몸 낮췄다… 달라진 尹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아 야당에 전례 없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향후 협치를 위한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 맨 뒷줄에 위치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윤 대통령은 또 연설을 시작하면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 김영주·정우택 부의장님, 또 함께해주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님, 이정미 정의당 대표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님"이라고 말했다. 통상 여야순으로 호명하는 관례를 깬 것이다. 작년 10월 시정연설에선 민주당이 검찰의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문제 삼으며 시정연설 자체를 '보이콧'했고, 윤 대통령도 별도로 야당을 언급하지 않았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협력' '협조'라는 단어도 각각 8회, 5회 사용하며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또 첨단 산업 분야 세제 지원, 교권 보호 4법 개정 등과 관련해 "국회의 관심과 협조에 감사드린다"며 국회를 향해 몸을 낮췄다. 윤 대통령은 연설을 마무리하면서도 "정부가 마련한 예산안이 차질 없이 집행돼 민생의 부담을 덜어 드릴 수 있도록 국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했다. 연설에선 "부탁드린다"는 표현이 5차례 등장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설문 초안에 있던 '말뿐인 복지' '카르텔로 낭비된 혈세' 등 표현을 대통령이 직접 빼라고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원고를 계속 가다듬었고, 이날 새벽에야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작년 10월 시정연설에서는 현 정부의 '건전 재정' 기조를 설명하며 "그동안 정치적 목적이 앞선 방만한 재정 운용이 결국 재정수지 적자를 빠르게 확대시켰다"고 했었다.

    윤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와 6분간 본회의장을 돌며 여야 의원들과 다시 악수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인사하는 모습은 작년 5월 16일 취임식 후 엿새 만에 이뤄진 첫 시정연설 때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당시에도 "법률안, 예산안뿐 아니라 국정의 주요 사안에 관해 의회 지도자와 의원 여러분과 긴밀하게 논의하겠다"고 했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 후 여야 원내대표, 국회 상임위원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오찬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여야 상임위원장단과 만난 건 처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대내외 위기 국면에서 초심을 되돌아보며 여야 국회와 협조해 이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여소야대 지형에서 여당만으로는 예산이나 법안 통과가 불가능한 만큼 야당과의 협조가 필수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국회는 오늘로 세 번째 왔지만, 우리 상임위원장들과 다 같이 있는 것은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며 "국회에서 우리 의원님들과 많은 얘기를 하게 돼서 저도 아주 취임 이후로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원장님들의 소중한 말씀을 참모들이 다 메모했고, 저도 하나도 잊지 않고 머릿속에 담아 두겠다"며 "향후 정부 정책을 입안해 나가는 데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잘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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