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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옆에 붙어 나만의 영법… '신념의 수영'이 이겼다

    항저우=박강현 기자 항저우=김영준 기자

    발행일 : 2023.09.28 / 스포츠 A2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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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선우, 자유형 200m 금메달

    2003년생인 황선우(20·강원도청)는 다섯 살 때 처음 수영을 접했다. 부모는 그동안 취미로 했지만, 그는 선수의 길을 선택했다. 자신이 느끼기에도 물 타는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박태환(34·은퇴)이 금메달(자유형 400m)을 땄던 터라 이때부터 내심 '금메달리스트'라는 원대한 꿈도 품에 안았다.

    15년 뒤 그 꿈이 이루어졌다. 황선우는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대회 신기록(1분44초40)으로 정상에 올랐다. 기존 대회 기록 보유자는 다름 아닌 박태환(1분44초80)이었다. 항저우가 고향이기도 한 '중국 수영 영웅' 쑨양(32)이 보유한 아시아 기록(1분44초39)엔 불과 0.01초 모자랐다. 이틀 전 계영 800m에서 마지막 영자로 나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의 계영 종목 금메달을 완성한 그는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수집했다. 2위는 중국의 판잔러(19·1분45초28)였고, 계영 동료 이호준(22·대구시청·1분45초56)이 동메달을 챙겼다. 한국 남자 수영이 아시안게임 경영 종목에서 2명의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건 2002년 부산 대회 자유형 1500m(2위 조성모· 3위 한규철) 이후 21년 만이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아시아 최강자다. 본인의 '주 종목'이라고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세계라는 드넓은 물에서도 경쟁력을 자랑한다. 작년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에선 은메달, 지난 7월 후쿠오카 대회에선 종전 한국 기록(1분44초42)으로 동메달을 획득하며 2회 연속 세계 대회 메달을 딴 첫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이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과 같은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에서 존재감을 알릴 차례였다.

    그리고 이번에 아시아에선 적수가 없음을 알렸다. 황선우는 힘을 아끼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지만, 예선을 전체 1위(1분47초08)로 마쳤다. 8명이 겨루는 결선에 가볍게 자리를 마련했다. 가장 좋은 4번 레인을 배정받은 황선우는 첫 50m부터 1위(24초33)로 통과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역영하며 그대로 터치 패드를 찍었다. 황선우는 "개인 기록 경신과 함께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오르게 돼 너무 기쁘다"며 "동료 (이)호준이형도 동메달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우리 한국 수영 대표팀 (기량이) 정말 많이 올라왔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제 약관(弱冠)의 청춘이지만, 황선우는 수영에 관해서라면 뚜렷한 소신이 있다. 그의 레이스처럼 흔들림이 없다. 주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그는 입고 먹는 것, 훈련 방식 등 수영에 관련된 모든 것을 직접 고르고 판단한다. 본인이 결정하니 책임도 스스로 진다.

    황선우의 신념은 그의 레이스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오른팔을 왼팔보다 더 길게 뻗어 힘을 주는 '로핑 영법(loping stroke)'은 체력 소모가 크지만 가속도가 뛰어나다. 단거리 수영에 적합한 이 영법은 황선우가 어릴 적 스스로 익혔다. 또 대부분 선수가 레인 중심부에서 물살을 가르지만, 황선우는 레인 한쪽에 바짝 붙어 전진한다. 보는 사람은 '저러다 부표 선에 팔이 부딪히는 것 아니야?'라고 염려할 정도다. 황선우도 당연히 이를 알고 있다. 그래도 그는 "그렇게 해야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다. 심리적인 부분"이라고 전한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은 두려움 없이 밀고 나간다. 지난해 9월엔 심폐 능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튀르키예 에르주룸주의 해발 2100m 고지대에 위치한 현지 수영 캠프에서 약 3주간 하루 13㎞씩 물살을 갈랐다.

    황선우는 이날 2006 도하·2010 광저우에서 연속 '3관왕'을 차지한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단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 이상을 딴 한국 수영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한국 수영 선수에게 박태환과의 비교는 숙명이다. 그래도 황선우는 점차 '제2의 박태환'이 아닌 '제1의 황선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의 '금빛 역영'은 이제 시작이다. 황선우는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을까. " '수영' 하면 황선우가 떠올랐으면 좋겠다."
    기고자 : 항저우=박강현 기자 항저우=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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