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파리 "노숙인 떠나주세요" 올림픽 앞두고 강제 이주

    유재인 기자

    발행일 : 2023.09.28 / 국제 A14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총 5만명… 숙소 계약 속속 취소

    2024년 하계 올림픽(7월 26일~8월 11일) 개최를 앞둔 프랑스 파리에서 도시 정비가 진행되면서 노숙자들이 파리 밖으로 대거 이주당하고 있다고 CNN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일드프랑스(파리를 포함한 수도권 광역 자치단체) 거주 노숙자 5만명 중 1800여 명이 정부 조치에 따라 전국 각 지역으로 이주했다. 당국은 노숙자들이 파리 일대에 계속 머물려면 장기 근로 계약서 등 필요 서류를 갖춰야 하며, 서류가 미비할 경우 계속 타 지역으로 보낸다는 입장이다. 파리에서 각지로 도착한 노숙자들은 최대 50명까지 수용 가능한 임시 보호소에 수용되고 있다. 이렇게 파리 일대에서 밀려나는 노숙자 상당수는 아프리카·중동에서 온 불법 이민자로 알려졌다.

    프랑스 정부는 그동안 파리 시내 숙박업소와 계약을 체결해 노숙자들의 임시 거주 공간을 마련하는 등 포용적 정책을 펼쳐왔지만, 올림픽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이 같은 기류가 바뀌는 양상이다. 프랑스 BFMTV는 지난해까지 일드프랑스에서 노숙자 약 5만명이 이용할 수 있던 숙박업소 가운데 최소 5000곳의 계약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이는 올림픽 관광객 숙박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라고 CNN은 전했다.

    2024년 파리 올림픽은 도시 전체를 올림픽 경기장으로 활용한다는 콘셉트로 사상 처음으로 육상 경기장이 아닌 센강 변에서 개회식을 연다. 주요 종목 상당수도 경기장이 아닌 관광 명소에서 열린다. 가령 유서 깊은 건축물 그랑팔레에서는 태권도와 펜싱이 예정돼 있다. 이런 대회 특성 때문에 파리 시내에서 크고 작은 정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노숙자 이주 조치는 올림픽과 무관하며, 노숙자들이 더 효율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려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노숙자 인권 단체 유토피아56 설립자 얀 멘지는 "이 모든 것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순간에 일어나고 있으며, 파리 거리에서 벌어지는 현실은 아무 지원도 없이 우리 땅에 도착한 이들을 버려두는 것"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기고자 : 유재인 기자
    본문자수 : 1029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