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전단금지법 앞장선 통일·외교부, 사과해야"

    김민서 기자

    발행일 : 2023.09.28 / 종합 A6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위헌에도 반성 없이 '모르는 척'

    문재인 정부 때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판에도 '대북전단금지법'을 대내외적으로 옹호하는 데 앞장섰던 통일부와 외교부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도 '공식 사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한 전직 외교관은 "정권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한 일이라고 해도, 헌재의 위헌 결정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넘어간다면 공무원들이 '영혼이 없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정부 부처의 정식 사과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통일부는 26일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 이후 낸 입장문에서 "헌재의 위헌 결정을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에서 남북관계발전법을 졸속으로 개정해 우리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되고 있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한 질의에 "통일부 주관 사항이니 통일부에 물어보라"며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북전단금지법은 2020년 6월 4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똥개" 운운하며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라"고 요구한 막말 담화가 시작이었다. 김여정의 막말 담화 4시간 뒤 통일부는 예정에 없던 언론 브리핑을 자청해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을 만들겠다고 발표했고 청와대는 "대북 전단은 백해무익하다"고 했다.

    통일부는 문 정권 출범 이후인 2018년 국회 서면 답변 자료를 통해 대북 전단 살포를 남북교류협력법의 규율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었다. 그러다 2년 만에 입장을 바꿔 대북 전단 살포 단체 두 곳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했다. 당시 통일부는 입장 변화 이유에 대해 탈북자 출신인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실에 '코로나 전파 우려'라는 설명을 내놓아 "황당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통일부는 주한 외국 대사관 공관 수십 곳에 '대북 전단을 통해 북한에 코로나가 유입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공식 설명 자료까지 배포했다.

    문 정권이 강행한 대북전단금지법은 국제적 반발을 불렀다. 2020년 12월 민주당 단독으로 법안이 통과된 이후 미국,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유럽 및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우려가 쏟아졌다. 2021년 4월 15일 미 하원은 이와 관련, 의회 청문회까지 개최했다. 국제사회의 여론 악화에도 외교부는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표현의 자유) 제한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는 설명만 반복했다.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은 미 CNN 방송에 나가 "표현의 자유는 너무나 중요한 인권이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당시 외교부는 강 장관을 인터뷰한 CNN 앵커가 마치 대북전단금지법에 동조하는 듯한 취지로 발언한 것처럼 오역한 홍보 영상을 띄웠다가 사과하기도 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법률분석관은 "통일부와 외교부는 어물쩍 넘어갈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정식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27일 민주당을 향해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여정 하명을 받들기 위해 졸속으로 만들어진, 처음부터 끝까지 모순으로 점철된 악법에 불과했다"며 "입법 의도와 일방적 통과 과정 모두 비상식적이고 비민주적이었다"고 했다.
    기고자 : 김민서 기자
    본문자수 : 1632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