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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中 반도체공장 규제 유예

    김성민 기자 강다은 기자

    발행일 : 2023.09.28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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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장비 반입 통제하는 美
    무기한으로 규제 풀어줄 듯

    미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무기한 유예하는 방침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가 자국 반도체 지원금을 받는 업체들의 중국 사업에 대한 제한 사항(가드레일)을 확정했고, 이번에 장비 반입 규제까지 유예하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를 덮쳤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정부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최근 한국 반도체 업체에 대한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조치를 무기한 유예하는 방침을 확정하고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 작년 10월 7일 미 상무부는 미·중 갈등이 격화하자 중국 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미국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년간 이 규제의 유예 조치를 받았다. 오는 10월 도래하는 유예 기간 만료를 앞두고 한국 정부는 미 상무부와 협상을 진행해 왔다. 삼성전자는 중국에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장비 도입이 막히면 두 회사는 중국 공장을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한국 정부는 "긍정적으로 최종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변 없이 유예안이 확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번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해 있는 미 상무부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목록을 업데이트하는 형태로 승인될 전망이다.

    VEU는 사전에 승인된 기업에 한해 지정된 품목의 수출을 허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 방식이다. VEU에 포함되면 개별 건마다 허가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출 통제 적용이 무기한 유예되는 의미가 있다.

    유예가 최종 발표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생산 시설에 대한 장기적 투자와 운용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 쑤저우에 패키징(후공정)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 다롄에 낸드플래시, 충칭에 패키징 공장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에서 전체 생산 낸드플래시의 40%,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와 다롄에서 전체 생산 D램의 40%와 낸드 20%를 만든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리스크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한숨 돌린 것은 맞는다"며 "한국 업체들은 당분간 중국 공장을 무리 없이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숨 돌린 한국 반도체

    작년 10월 미 정부는 18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나노 이하 로직 반도체 등과 관련해 미국산 기술과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했다. 미국산 반도체 장비 없이 첨단 반도체 생산을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년 내에 국내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 문을 닫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규제 적용을 1년 유예받은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다음 달 11일로 다가오는 유예 만료를 앞두고 노심초사해왔다.

    하지만 미 정부가 중국 내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무기한 유예하면서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최악의 상황을 면하게 됐다.

    최근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VEU 자격을 통해 중국 내 공장에 반입할 수 있는 장비 목록 등 세부 사양에 대한 논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크는 여전

    중국 내 공장에 신규 반도체 장비를 반입할 수 있게 됐다고 해도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내 생산 시설을 대폭 확대할 수는 없다. 미국이 보조금을 주면서 내건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22일 반도체지원법의 제한 사항인 가드레일 규정을 최종 발표했다. 미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중국 내 생산시설을 10년간 5% 이하로만 확장할 수 있는 것이 골자다. 성능이 떨어지는 구세대 범용 반도체 생산은 10% 미만까지 확장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 정부 반도체 보조금을 신청했고, SK하이닉스도 미국 내 부지가 선정되는 대로 보조금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이 내건 제한 조치를 따라야 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공장 증설이나 확장보다는 장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중국 내 사업을 유지하면서 미 정부의 가드레일 조항을 지킨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요구해온 사항들이 받아들여졌다는 점에 일단은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다만 사업 리스크가 줄어들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의견이 많다. 언제든지 양국의 갈등 상황에 따라 한국 반도체 업체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미국이 발표할 예정인 장비 반입 규제 무기한 유예도 기한을 특정하지 않았다는 뜻이지 영원히 지속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중 갈등 속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라고 했다.

    [그래픽]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국 내 반도체 공장 현황

    [그래픽] 미 반도체 지원법 가드레일 주요 내용
    기고자 : 김성민 기자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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