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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법 무시하며 혁신 기업 8년간 괴롭힌 변협, 사실상 편든 법무부

    발행일 : 2023.09.27 / 여론/독자 A3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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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가 26일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에 가입했다가 대한변호사협회 징계를 받은 변호사 123명이 낸 이의 신청을 받아들여 징계 결정을 취소했다. 통상 이의 신청은 3개월 내에 결론을 내야 하는데, 법무부는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석 달 이상 징계위를 열지 않더니 겨우 열린 징계위도 3차 심의까지 질질 끌었다. 이미 헌재와 법원이 이 징계가 부당하다고 한 지 오래됐다. 그런데도 법무부가 당연한 징계 취소를 하는 데 10개월이 걸렸다. 변호사들로 구성된 법무부가 변협과 한통속 의식을 드러낸 것이란 의심을 받을 만하다.

    로톡은 변호사를 소비자와 연결해 주는 법률 플랫폼이다. 소비자들은 로톡 사이트에 들어가 본인이 원하는 변호사를 선택해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변협은 이를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것이라 여겼다. 2015년 로톡을 불법이라며 고발했지만 경찰은 '혐의 없음',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자 변협은 2021년 법률 플랫폼 이용을 규제하는 내부 광고 규정을 만들고, 이를 근거로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 123명을 징계했다.

    하지만 2022년 헌법재판소는 변호사의 법률 플랫폼 가입을 금지한 변협 규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올 4월엔 공정위가 로톡 이용을 금지한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시정 명령을 내리고 법정 최고 과징금 10억원을 각각 부과했다. 그런데도 누구보다 법을 존중해야 할 이들 변호사단체는 헌재 결정도 무시한 채 징계 취소를 거부하며 버텨 왔다. 그러는 사이 로톡은 회원 변호사 급감으로 경영난에 빠졌고 결국 사옥을 매각하고 직원을 절반으로 줄여야 했다. 고사 직전까지 내몰린 것이다. 어쩌면 법무부는 로톡이 이렇게 없어질 때까지 징계 취소 결정을 미루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로톡과 '타다'의 사례는 우리 사회의 기득권 벽이 얼마나 두꺼운지를 보여준다. 한국 사회엔 혁신하며 노력하지 않고 자격증 한 장을 무기 삼아 버티려는 직군이 적지 않다. 한국이 로톡을 고사시키려 8년을 보내는 사이, 선진국에선 검색어 하나만으로 판례를 찾아주는 서비스, AI를 활용한 법률 자문까지 선보이며 이른바 리걸 테크(legal-tech) 산업이 만개하고 있다.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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