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사향소

    정지섭 기자

    발행일 : 2023.09.27 / 특집 A29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수컷 눈 밑에서 강한 냄새… 털이 두 겹이라 추위 잘 견뎌요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동물원에서 얼마 전 예쁜 새끼 동물이 태어났어요. 송아지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몸 대부분은 검은 털로 뒤덮여 있죠. 이 동물은 사향소랍니다. 캐나다와 미국 알래스카, 그린란드 섬 등에 사는 소 무리로, 지구에서 가장 북쪽에 서식하는 동물 중 하나랍니다.

    어떤 포유동물은 몸에서 아주 독특하고 강렬한 냄새를 풍기는데, 이를 사향(麝香)이라고 해요. 사향소라는 이름도 짝을 지을 때 수컷 눈 밑에서 나는 강한 냄새 때문에 붙었답니다. 사람이 맡으면 아주 고약한 냄새지만, 암컷에게는 수컷을 매력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효과가 있대요.

    사향소가 사는 곳은 북극과 가까워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는 '툰드라'라는 벌판 지대예요. 1년 중 아주 잠깐을 제외하곤 내내 눈보라가 몰아치는 곳이죠. 사향소는 이런 거친 기후에서 살 수 있도록 적응했답니다. 우선 털이 두 겹으로 돼 있어요. 키비우트(qiviut)라 불리는 속 털이 있는데, 지구상 어떤 동물 털보다도 방한 기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기온이 따뜻해지는 봄철이 되면 털갈이를 하느라 빠진 속 털이 벌판 곳곳에 뒹구는데, 이걸 모아서 옷감 재료로 쓰기 위해 사람들이 직접 주우러 다닐 정도예요. 속 털을 감싼 겉 털은 머리칼처럼 아주 기다랗고 덥수룩해서 잠깐 쉬기 위해 앉을 때 방석 역할을 하죠. 털이 다 자라지 않은 어린 새끼를 어미가 곁에서 품어주는 담요 역할도 하고요.

    사향소는 18만 년 전부터 지금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왔대요. 비슷한 시기 살았던 거대한 털북숭이 코끼리 매머드는 이미 멸종해 지금은 화석으로만 남아 있지만, 사향소는 생존에 성공했죠.

    툰드라는 식물이 많이 자랄 수 없는 황량한 땅이에요. 사향소는 이런 곳에서 자라는 키 작은 풀이나 이끼 등을 먹고살아요. 눈에 덮인 풀이나 이끼도 잘 찾아서 파헤쳐 먹을 수 있도록 후각이 아주 뛰어나고 앞발도 튼튼하답니다. 사향소는 최대 70여 마리까지 무리 지어 산답니다. 암컷과 수컷 모두 바깥을 향해 둥그스름하게 자라는 뿔이 돋아요. 늦여름 번식철이면 수컷들은 서로 뿔을 들이받으며 많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힘겨루기를 한답니다. 날카롭고 단단한 뿔을 맞부딪치면 크게 다칠 법도 한데, 사향소의 두개골과 뿔은 이런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만큼 두껍고 튼튼하대요.

    자연에서 사향소의 가장 무서운 천적은 늑대예요. 늑대 무리와 맞닥뜨리면 둥글게 모여 방어 태세를 갖춘답니다. 안쪽에는 연약한 새끼를 두죠. 이렇게 360도 방향으로 둥글게 서서 뿔을 앞세우고 늑대들과 대치해요. 상황에 따라서는 한 마리씩 튀어나와서 뿔로 늑대를 들이받고 재빠르게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기도 해요. 이렇게 촘촘하게 방어 태세를 짜면 늑대 무리가 쉽사리 공격할 수 없다고 해요. 사향소는 털가죽과 고기를 얻으려는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냥당해 숫자가 많이 줄었어요. 그래서 사향소가 서식하는 지역이 있는 러시아·노르웨이·미국 등에서는 사향소를 보호하기 위한 법을 만들었답니다.
    기고자 : 정지섭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48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