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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위정치 八단 / 黑 변상일 九단

〈제1보〉(1~17)=변상일(26)은 올해 평생소원을 풀었다. 잇단 좌절을 딛고 춘란배서 우승, 세계 메이저 제패란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든 것이다. 1988년 국제대회가 본격화된 이후 메이저 우승을 경험해 본 프로기사 수는 고작 47명에 불과하다. 한국 기사로는 16명째다. 현역 메이저 챔피언 명단에 당당히 이름 석 자가 올라갔으니 흔한 표현으로 '별을 땄다'고나 할까.

흑을 쥔 변상일이 양화점을 들고나오자 위정치는 향소목(向小目)으로 대응했다. 과거 한때 크게 유행했던 초반 대치 구도다. 7, 9로 백을 눌러놓고 11로 바짝 다가간 것도 상용 수법. 11로는 더 적극적으로 '가'에 붙여가는 수법도 있다. 참고 1도는 하나의 예. 백의 세력과 흑의 실리가 팽팽히 어울린 신정석이다.

백은 12로 협공해 13을 유도한 뒤 14로 두 칸을 벌려 안정했다. 지극히 온건하면서도 착실한 행군이다. 슬며시 '나'의 급소 공격도 엿보고 있다. 여기서 흑은 어떻게 받아야 할까. 참고 2도는 이 형태에서 종종 등장하는 실전례. 하지만 변상일은 15에 붙이고 17로 한 번 더 젖히는 강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힘바둑' '싸움꾼'의 유전자는 숨길 수 없는 모양이다.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61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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