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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류 前보다 방문 차량 37% 늘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 한 달째인 25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1층 수산물 가게 7곳 앞에는 키오스크(무인 주문 기계)가 1~3대씩 마련돼 있었다. 키오스크를 이용해 주문하던 이모(24)씨는 "어떻게 사야 할지 물어보거나 흥정할 필요가 없어서 좋다"며 "가격과 종류가 명시돼 있고 횟감 두께 등 원하는 조건을 선택할 수 있어 '친절한 메뉴판' 같다"고 했다. 이씨가 키오스크로 모둠회 주문을 마치자 상인이 주문서를 보고 횟감을 썰기 시작했다. 이 가게는 오염 처리수 방류 이후 손님이 오히려 늘어나자 이번 달 300만원을 들여 키오스크 2대를 구입했다고 한다.

노량진수산시장은 그동안 손님이 직접 상인들과 흥정해 물건을 사는 방식으로 운용됐다. 가격을 깎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방식이 복잡했고, 손님이 시장 상인들의 상술에 휘말릴 수 있다는 단점도 컸다. 특히 젊은 층은 이런 거래 방식에 익숙지 않아 시장 방문을 꺼렸다.

하지만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방문객들은 "바가지 쓸 걱정이 없어 좋다"고 했다. SNS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믿고 먹을 수 있는 노량진 키오스크 가게' 글 등이 공유되고 있다. 이날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한 정모(37)씨는 "인터넷에서 미리 후기 글을 찾아보고 왔다"며 "회 포장이 완료되는 대로 실시간 문자를 보내주는 점도 좋다"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전모(26)씨도 "노량진수산시장에 방문했을 때 키오스크를 이용한 적이 있는데 가격이 명시돼 있는 것도 믿을 만하고 상인들과 말 섞을 시간도 줄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후 노량진에 방문할 때마다 키오스크 있는 가게만 찾는다"고 했다.

상인들은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손님에게 직접 설명을 해주며 주문을 도와줬다. 상인 이은숙(62)씨는 "상인과 손님에게 모두 편리해 키오스크를 들여놨지만, 여전히 어르신들은 이용에 불편을 겪기도 한다"며 "그럴 때는 직접 옆에서 설명하며 주문을 도와드리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수산물 장려 정책과 키오스크 도입 등이 맞물려 이날도 시장은 북적였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조기, 동태포 등을 파는 1층 판매 구역에는 가게마다 5~6명가량의 방문객이 모여 수산물을 고르고 있었다. 동태포를 사려고 노량진수산시장에 방문한 박모(71)씨는 "후쿠시마에서 방류했다고 해서 늘 먹던 명절 음식을 안 먹을 수도 없지 않으냐"며 "좋은 재료를 싸게 구매할 수 있어 명절 때마다 노량진을 찾는다"고 했다.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열린 '수산 대축제'도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한다. 노량진수산시장 관리·운영을 담당하는 수협노량진수산에 따르면, 23일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은 방문 차량은 5주 전보다 37% 늘었다. 오염 처리수 방류 직전 주말인 지난달 12일 5876대였는데, 지난 23일에는 8583대로 증가했다. 작년 추석 연휴 직전 주말 방문 차량 8097대와 비교했을 때도 약 500대 많은 차량이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았다. 당초 야권의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 반대와 각종 가짜 뉴스 등으로 수산물 소비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모두 빗나갔다. 차덕호 상인회장은 "후쿠시마 방류 이후지만 상인들은 연휴 특수를 예년과 다름없이 누리고 있다"고 했다. 기고자 : 정해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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