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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커밀라 왕비, 佛서 대활약

    파리=정철환 특파원

    발행일 : 2023.09.23 / 국제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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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롱 女史에 제안, 탁구 대결… 국립도서관선 프랑스어로 연설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프랑스 국빈 방문에서 커밀라 왕비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배우자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의 행보가 영국과 프랑스 양국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소원해진 두 나라 관계를 긴밀하게 회복하자는 이번 방문의 취지 못지않게, 두 여성 사이의 친교가 각별한 수준으로 발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덩달아 '불륜녀' 꼬리표를 떼고 지난 5월 왕비로 등극한 커밀라의 예상 밖 활약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커밀라 왕비와 마크롱 여사는 내년 파리 올림픽 선수촌이 들어설 파리 외곽 생드니의 스포츠 센터를 21일(현지 시각) 방문, 즉석 탁구 대결을 벌였다. 탁구대를 발견한 커밀라 왕비가 '한판'을 제안했고, 마크롱 여사가 흔쾌히 받았다. 실력은 마크롱 여사가 한 수 위였다. 마크롱 여사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능숙하게 탁구채를 휘둘렀고, 커밀라 왕비는 곧잘 받아쳤으나 가끔 공을 놓치기도 했다. 커밀라 왕비는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운지 찰스 3세 곁에서 탁구공으로 간단한 묘기를 부려 보이기도 했다.

    커밀라 왕비와 마크롱 여사는 찰스 3세의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대부분 함께 소화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찰스 3세가 프랑스 상원에서 연설하는 동안 프랑스 국립 도서관을 따로 방문, 프랑스·영국 문학상을 새로 제정(制定)했다. 커밀라 왕비는 이 자리에서 장문의 프랑스어 연설도 했다. 마크롱 여사와 개인적 대화에서도 계속 프랑스어를 쓰며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연설은 지금까지 왕비가 한 연설 중 가장 긴 것이었다"며 "마크롱 여사가 끝까지 경청했다"고 전했다.

    마크롱 여사는 앞서 20일 파리 개선문에서 열린 찰스 3세 환영 행사에서 커밀라 왕비에게 볼 키스(bisou·비주)를 하는 '파격'을 보였다. 왕족에게 신체 접촉을 해서는 안 된다는 영국 왕실 의전 규칙을 깬 것이다. 그러나 커밀라 왕비가 아무 내색도 하지 않고 이를 자연스럽게 받으면서 두 사람이 '의도적으로 친근함을 연출했다'는 말이 나왔다. 마크롱 여사는 이날 저녁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커밀라 왕비가 망토를 걸치는 것을 직접 도와주며 친구 같은 모습도 보였다. 커밀라 왕비는 이날 외부 일정에서 생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비슷한 연분홍색의 코트와 모자를 착용해 주목받았다.

    프랑스 언론에선 "두 사람의 묘한 공통점들이 서로에 대한 호감을 증폭시켰을 것"이라며 "마크롱 여사가 커밀라 왕비의 '국제 무대 데뷔'를 적극 돕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커밀라 왕비와 마크롱 여사는 각각 76세와 70세로, 찰스 3세(75), 마크롱 대통령(46)보다 모두 연상이다. 또 모두 이전 남편과 이혼하고 다소 파격적인 재혼을 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남편의 심리·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도 비슷하다. 무려 한 세대(29세) 차이가 나는 찰스 3세와 마크롱 대통령과 달리, 6세 차이인 커밀라 왕비와 마크롱 여사는 사실상 같은 세대여서 "서로 더 잘 통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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