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군인' 출신 카바디 대표 우희준

미스코리아 선발 후 장교로 임관, 수색중대 소대장을 거쳐 레바논 파병 길에 올랐다. 군 생활 보람도 있었다. 하지만 5년 전 아시안게임 '카바디'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게 계속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결국 군복을 벗고 운동 국가대표로서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우희준(29)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카바디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인에겐 생소한 비인기 종목. 인도가 절대 강자다. 1990 아시안게임부터 지금까지 11개 금메달 중 인도가 9개(이란 2개)를 가져갔다. 한국은 남자 대표팀이 2014년 동메달, 2018년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우희준은 태권도를 전공한 아버지를 닮아 어린 시절 육상(허들) 선수를 하는 등 운동 신경이 좋았다. 성인이 된 2013년 홀로 인도 여행을 떠났다. 거리를 걷다 아이들이 카바디를 즐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귀국 후 대한카바디협회를 찾아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우희준은 태권도를 하던 시절부터 익힌 '순간적으로 다리 뻗기'를 잘했다. 발로도 득점이 가능한 만큼 우희준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익혔다.

우희준은 2018년 메달 꿈을 안고 인도네시아로 향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2승1패 호성적을 냈지만 득실에서 밀려 4강 토너먼트에 나서지 못했다. 준결승 패자 모두 동메달을 받기에 눈앞에서 메달을 놓친 셈이었다. 국내엔 카바디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아 선수들이 다른 일을 하다 큰 대회를 앞두고 운동에 전념하는 경우가 많다. 학부생이던 우희준도 1년 통으로 휴학하고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는데 메달을 놓쳐 아쉬움도 컸다.

비인기 종목 특성상 미래에 대한 걱정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그는 "군인은 정년까지 할 수 있는 직업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렇게 2019년 울산대 학군단에 입단해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그해 미스코리아 선(善)에도 당선됐다. 미스코리아에 도전했던 이유도 카바디 홍보를 위해서였다. 졸업 후 학군 59기로 임관한 우희준은 23사단 수색중대 근무를 거쳐 레바논 파병을 다녀왔다. 하지만 입대 후 전우들에게 꾸준히 카바디를 알려주고 종목 매력을 말할 정도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결국 지난 6월 군 생활을 마치고 카바디 대표로 복귀했다.

☞카바디(Kabaddi)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지역에 널리 퍼진 맨몸 스포츠. 술래잡기와 격투가 혼합된 형태다. 규격 경기장(남성 13X10m, 여성 12X8m)에 각 팀 7명씩 출전, 중앙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번갈아 공격한다. 공격자 1명이 상대 진영에 들어가 손발로 수비를 치고 돌아오면 점수를 딴다. 공격자는 끊임없이 "카바디('숨을 참는다'는 힌디어)"라고 외쳐야 한다. 경기 시간은 남자 40분, 여자 30분. 기고자 : 김민기 기자
본문자수 : 1367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