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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진서 九단 / 黑 리쉬안하오 九단

〈제13보〉(148~164)="커제의 막말이 나를 키웠다." 신진서가 한 말이다. 커제는 농심배 최종국서 신진서에게 패한 뒤 "신진서가 알파고보다 센 것 같다. 그런데 화장실엔 왜 그리 자주 가지?" 하는 식으로 도발했다. 격분한 신진서가 10번기를 제안하자 꼬리를 내렸다. 커제가 자신을 비웃거나 험담할 때마다 신진서는 절치부심 실력을 키웠다. 커제야말로 진정한 은인일지 모른다.

커제는 리쉬안하오(李軒豪) 저격에도 앞장섰었다. 2021년 중국 갑조리그서 리가 90%대의 AI 일치율을 보였을 때도 화장실 치팅 의혹을 제기했다. 양딩신이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 커제는 "신진서가 리를 이기기란 불가능하다"는 반어법으로 리에 대한 비하를 주도했다. 신진서와 리는 커제에게 같은 방식으로 공격당한 '공동 피해자'인 셈.

흑이 ▲로 단수친 장면이다. 148을 선수(先手)로 둔 뒤 151로 끊는 수로 타개하겠다는 뜻. 이때 152의 절단이 침착했다. 이 수로 무심코 참고도 1, 3에 연단수 쳤다간 4 다음 A와 B를 맞봐 한순간에 역전된다. 158부터 164까지가 이 바둑의 마지막 볼거리. 좌변 흑의 약점을 볼모로 중앙 흑 7점을 완벽하게 포획해선 마지막 '가'의 노림도 사라지고 바둑도 막을 내렸다.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636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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