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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고촌재단, 유엔본부서 시상식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3월 러시아에 점령됐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곳에서 주택가에 고문 시설을 운영하는 등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11월 곳곳이 파괴된 이 지역을 탈환했다. '남부 헤르손 폐결핵 의료센터'는 전쟁 초기부터 현재까지 지역을 떠나지 않고 결핵 환자 약 400여 명과 HIV 감염자 약 3500명을 치료해 왔다. 이메일을 통해 진단서를 접수하고 발급하는 등 환자 관리에 비대면 원격 진료를 활용했다.

20일(현지 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17회 고촌상 시상식에서 우크라이나 단체 두 곳과 개인 한 명이 수상했다. 우크라이나 보건부 공공 의료센터, 남부 헤르손 폐결핵 의료센터, 체르니히우 지역의 잔나 카르펜코 의료센터장이다.

고촌상은 종근당고촌재단과 유엔 산하 결핵 퇴치 국제협력사업단(이하 국제사업단)이 2005년 공동 제정했다. 매년 전 세계에서 결핵 및 에이즈 퇴치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상금을 포함해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를 시상한다. 지난해 코로나 영향으로 열리지 못해 올해는 20만달러(약 2억6000만원)를 시상하게 됐다.

올해 고촌상은 분쟁 지역에서도 결핵 치료를 포기하지 않은 의료인에게 주기로 했다. 국가 결핵관리사업(NTP)을 운영하는 우크라이나 보건부 공공 의료센터는 전시 상황에서도 응급 시스템 구축을 통해 1만2000명 이상의 결핵 환자를 치료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센터의 야나 테를리바(Terleeva) 박사는 수상 소감에서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은 영웅이며 통합의 상징"이라며 "그들을 위한 우리의 노고를 인정해 준 국제사회와 고촌상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 지역의 잔나 카르펜코 의료센터장은 국경 지역에서 입원 중인 결핵 환자 54명을 대피시켜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돕고 피란민에게 식량과 연료, 생필품을 제공했다. 체르니히우 지역은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의 접경에 있다. 러시아의 민간인 포격으로 미국 국적자도 사망하고 도시 70% 이상이 파괴되는 등 전쟁 피해가 막심한 곳이다.

이날 시상식엔 세르게이 두브로프 우크라이나 복지부 차관과 모니카 차퀘라 말라위 영부인,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참석했다. 종근당고촌재단 김두현 이사장과 종근당 이장한 회장도 자리했다. 두브로프 차관은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인구가 크게 감소하고 의료 시설이 파괴돼 많은 결핵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에 관심을 가져준 국제사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수상자들은 전쟁으로 인해 의료 체계가 파괴된 열악한 상황에서도 환자들을 포기하지 않았던 진정한 의료인"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결핵 퇴치에 평생을 헌신한 종근당 창업주 고촌 이종근 회장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고촌상을 수여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기고자 : 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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