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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보드 간판 스타 조현주

고등학생 조현주(16)는 학교 오전 수업을 마친 뒤 해가 질 때까지 날마다 5~6시간씩 스케이트보드를 탄다. 노는 게 아니라 훈련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스케이트보드를 타본 그는 2018년 열한 살 나이에 여자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일약 스케이트보드 스타로 주목받았다. 이후로 국내에선 무적. 대회마다 우승을 휩쓸며 간판선수 자리를 지켰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대기업 후원을 받고, 예능·광고 출연에 다른 종목 선수들과 나란히 패션지 화보도 찍었다.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조현주는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20일 중국으로 떠났다.

출국을 며칠 앞두고 서울 뚝섬한강공원 X게임장에서 만난 조현주는 "코로나 사태로 해외 훈련을 못 하다가 올해는 국제 규격 경기장을 찾아 미국과 일본, 이탈리아에 가서 현지 코치와 훈련했다"며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표로 멋진 기술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스케이트보드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젊은 세대 관심을 끌기 위해 스포츠 클라이밍, 서핑 등과 함께 전략적으로 추가한 올림픽 종목이다. 2021년 도쿄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아시안게임에선 2018년 정식 종목이 돼 은주원(22)이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남자 스트리트 동메달을 땄다. 동네 청소년들 길거리 문화가 스포츠로 인정받은 셈이다.

스케이트보드는 파크와 스트리트로 세부 종목이 나뉜다. 조현주가 출전하는 파크는 움푹 파인 사발 모양 공간에서 구불구불한 표면을 따라 왕복하는 경기다. 선수들은 가파른 경사면을 타고 올라가 높이 점프하면서 공중 동작을 선보인다. 스트리트 경기는 실제 길거리를 본떠 계단, 난간, 벤치 등 다양한 구조물이 설치된 직선 코스에서 열리며, 선수들은 구조물을 활용해 기술을 구사한다. 평가는 기술 난도와 속도, 독창성, 구성 등을 기준으로 한다. 조현주는 2019년 싱가포르 반스 파크 시리즈 아시아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조현주는 언니와 열두 살 차이 나는 막내다. 부모는 막내가 공부에만 얽매이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찾길 바랐다고 한다. 코로나 확산 기간 대회가 줄줄이 취소됐고, 훈련장이 폐쇄돼 지방을 돌며 스케이트보드를 탔다. 키가 170㎝ 가까이로 훌쩍 자라면서 힘 조절과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래도 "스케이트보드를 그만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고 했다.

연습 도중 수없이 넘어지고 실패해도 마침내 해내는 순간 누릴 성취감을 기대하며 다시 일어나 두려움을 이기고 도전했다. 발목·무릎 등 부상을 달고 살지만 "지금도 처음처럼 스케이트보드가 재미있다"며 "스케이트보드만 타면 아무 생각 없이 즐겁다"고 했다.

가장 자신 있는 기술은 공중에서 보드를 한 바퀴 돌리는 킥플립(kickflip)이다. "어려운 기술도 쉬워 보이게 하는 것이 제 강점이래요. 선수로서 저만이 가진 스타일인 것 같아요."

올림픽 종목이 되면서 여자 스케이트보드 선수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스케이트보드 선수들 평균 연령은 다른 종목에 비해 어리다. 2년 전 도쿄 올림픽 때도 2008년생 스카이 브라운과 히라키 고코나가 각각 영국과 일본의 역대 최연소 올림픽 출전 기록을 깬 바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도 초등학교 6학년 문강호(12)를 비롯해 조성민(15), 정지훈(16), 하시예(16), 한재진(19)까지 전원 10대로 구성됐다. 도쿄 올림픽 당시 금메달 4개 중 3개를 휩쓴 일본이 아시아 스케이트보드 최강국이다.

조현주는 24일 파크 종목 예선전을 통과하면 25일 결선을 치르게 된다. 남녀 스트리트 종목은 26일 예선에 이어 27일 결선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기고자 :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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