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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 리턴즈' 오늘 개봉

코미디는 예민한 장르다. 웃음은 쉽게 식상해진다. 새롭지 않으면 바로 외면된다.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의 6편인 '가문의 영광 리턴즈'(감독 정태원·정용기, 21일 개봉)의 숙제는 얼마나 새로운 웃음을 줄 수 있느냐다. 속편을 5편이나 만든 코미디 시리즈물의 당연한 임무다.

'리턴즈'는 이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다. 심지어 배반한다. '가문' 시리즈가 수준 낮은 말장난과 경박한 상소리를 뱉으면서도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조준점이 명확한 기획물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1편(2002)은 학력과 권위에 대한 속물적 추종을 직설적으로 들춰내며 한 방 웃음을 줬다. 억지 유머 속에서도 가족애와 재치가 있었다. 그러나 '리턴즈'는 들춰내지도 웃기지도 못한다. 가족애는 사라지고 재치도 없다.

6편 이야기는 '가문' 시리즈 중 평이 가장 좋았던 1편과 골격이 같다. 2편 이후 시리즈 안방마님으로 자리 잡은 욕쟁이 할머니 홍덕자(김수미)가 딸을 시집보내려고 벌이는 소동극이다. 20년 전 창고에서 꺼낸 콘티를 보고 만든 듯 전개도 유사하다. 일부 세부 묘사도 그대로 가져왔다. 먹던 음식 뱉어내기, 머리에 공 맞고 바보 되기, 특정 욕설을 후렴구로 반복하기도 재탕된다. 인물들의 사고관도 20년 전으로 굳어있다. 어색한 사투리, 저속한 성적 농담을 반복한다. 텔레토비와 텔레그램을 헷갈리는 농담으로 웃기겠다고 나선다. 가문의 장남 장석재(탁재훈)가 똘마니를 꾸짖으며 말한다. "재밌냐, 넌 재밌냐?" 관객이 묻고 싶다.

2001년은 '신라의 달밤' '달마야 놀자' '조폭마누라' '두사부일체' 등이 한꺼번에 개봉하며 수백만 관객을 동원한 조폭코미디의 해였다. 2002년 '가문' 1편이 그 열풍의 정점을 찍었다. '조폭마누라' '두사부일체'가 사라진 것은 전작의 성공 법칙만 답습하며 발전 없는 재생산을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리턴즈'도 그 길을 따라간다. 그렇게 관객과 멀어진다. 기고자 :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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