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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음악잡지 '롤링 스톤' 창립자
성차별 발언, 명예의 전당서 퇴출

"책 홍보를 위해, 이런 식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흑인 가수와 여성 가수 한 명씩 포함시켰어야 했겠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아마 내가 구식이라 그런 모양인데 해명하지도 않겠다."

영향력 있는 미국 음악·시사 잡지 롤링 스톤(1967년 창간) 창립자이자 '로큰롤 명예의 전당' 이사 얀 웨너(77)가 인터뷰에서 성·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가 음악계에서 사실상 퇴출될 위기에 몰렸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 시각) 미 음악 산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쳐온 웨너가 며칠 전 NYT에 실린 인터뷰로 비난을 받고 그가 만들어 운영해 온 '로큰롤 명예의 전당' 이사회에서 제명됐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인터뷰는 지난 15일 NYT에 실렸다. 보노, 밥 딜런, 믹 재거, 존 레넌 등 가수 7명과의 대화를 묶은 책 '거장들(The Masters)' 발간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기자는 백인 남성 가수만 책에 실린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웨너는 "여성 가수 중 어느 누구도 지적 수준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이들과는 심도 있는 인터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흑인인) 마빈 게이나 커티스 메이필드와 인터뷰도 가능했겠지만, 그들은 그러한 수준에 도달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을 달구는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논란을 의식한 듯 "비난을 피하려고 흑인이나 여성을 억지로 찾아서 넣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NYT는 인터뷰 기사에 '웨너가 자기 자신, 그리고 자기 세대의 유산을 옹호하다'란 제목을 달았다. 1946년생으로 제2차 세계대전 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의 관점이 요즘 젊은 세대와는 다를 수 있다는 뉘앙스를 담은 중립적 제목이었다. 하지만 이 보도가 나간 후 여론은 들끓었다. 로큰롤 명예의 전당 사무국 등에 '차별주의자 웨너를 해임하라'는 전화가 빗발쳤고 흑인·여성 유명인들은 잇달아 비난 성명을 냈다. 명예의 전당 이사회는 16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웨너의 거취를 표결에 부친 후 20분 만에 해임을 전격 확정했다. NYT는 "장기간 축적해 온 웨너의 로큰롤 장악력이 20분 만에 무너졌다"고 전했다.

웨너의 추락 이후 소셜미디어와 언론 기고 등에선 미 음악계에 공공연했던 성·인종차별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에선 확신에 찼던 웨너의 인터뷰가 최근 PC주의 확산이 마땅치 않은 일부 베이비붐 세대의 정서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웨너의 사고방식은 또 한 명의 베이비붐 세대로 그와 동갑인 도널드 트럼프(전 미 대통령)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기고자 :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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