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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피해자 명예 심각하게 훼손＂
영화관·TV 외 DVD 판매도 금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의 상영이 20일 금지됐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 김우현)는 이날 '첫 변론'의 상영을 금지해달라는 서울시와 박 전 시장 성희롱 피해자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영화의 주된 표현 내용을 진실로 보기 어렵고 피해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내용"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가해 행위는 국가인권위원회와 행정법원을 통해 재차 인정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통한 표현 행위의 가치가 피해자 명예보다 우월하게 보호돼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화 '첫 변론'은 전국의 영화관에서 상영할 수 없게 됐다. 극장 상영뿐 아니라, TV 상영, DVD·비디오 판매 등도 금지됐다.

서울시는 "해당 영화 상영 금지 가처분이 인용되지 않는다면 성폭력 사실을 어렵게 고백한 피해 여성들의 권익 보호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며 지난달 1일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내용의 영화 '첫 변론'이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 행위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심각한 2차 가해에 해당한다는 취지였다.

문제의 다큐는 "피해자의 주장은 왜곡됐다"는 내용을 전반적으로 담았다. 피해자 측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허위 진술로 몰려서 사망한 것처럼 영화에서 묘사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은 지난 7월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 시사회를 열었다. 서울시는 같은 달 28일 "'첫 변론'의 시사회 및 상영 강행은 피해자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과 제작 감독에게 전국 시사회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은 마지막 차례인 서울 시사회까지 강행했다.

한편,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의 성희롱 행위를 대부분 사실로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도 작년 11월 인권위의 박 전 시장 성희롱 행위 인정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기고자 : 정해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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