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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탕후루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발행일 : 2023.09.19 / 특집 A2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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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송나라 때 산사나무 열매를 설탕에 달여 아픈 후궁 먹였대요

    최근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탕후루를 파는 가게가 많이 보입니다. 탕후루는 과일에 설탕물을 입힌 후 말리거나 얼려서 굳힌 음식이에요. 베이징 지역의 대표적 간식이죠. 탕후루는 어떤 역사가 있는 음식일까요?

    중국 음식인 탕후루는 한자로 糖葫蘆(당호로)예요. 당은 설탕, 호로는 표주박이라는 뜻이에요. 탕후루는 여러 과일을 꼬치에 꽂아서 만드는데, 여러 과일이 주렁주렁 달린 것이 마치 표주박처럼 생겼다고 해 붙은 이름이라고 해요. 탕후루를 만들 때 표주박처럼 생긴 그릇에 꿀이나 설탕물을 담아 끓였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설에 따르면, 탕후루는 중국 송나라에서 기원했어요. 송나라 12대 황제 광종(재위 1189~1194)은 아끼는 후궁 황귀비가 몸이 좋지 않자, 온갖 좋은 약을 동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황귀비의 건강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이때 황실 의원 중 한 명이 산사나무 열매를 설탕과 달여서 식전에 5~10개 정도 먹도록 했는데, 이 음식을 먹자 황귀비가 건강을 되찾았다고 해요. 실제로 산사나무 열매는 소화에 좋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 음식이 탕후루의 기원으로 여겨집니다. 황귀비는 건강을 되찾았지만 천수를 누리진 못했어요. 광종의 황후인 자의황후가 광종이 총애하는 후궁이나 궁녀를 심하게 질투했기 때문이에요. 광종이 궁을 떠난 사이 황귀비는 자의황후에게 제거당했다고 합니다.

    탕후루가 북방 유목 민족 거란이 세운 요나라에서 기원했다는 설이나, 중국 명나라 때 기원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송나라 때 현재 스리랑카 지역에서 사탕수수를 수입한 후, 이것을 끓여서 설탕물을 얻어냈다는 기록이 있어요. 또 광종이 죽고 50여 년 후 항저우 풍경을 묘사한 기록에 탕후루와 비슷한 음식이 나오죠. 이로 보아 송나라 때 탕후루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져요. 다만 지금처럼 길거리에서 싼값에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었어요. 당시 설탕은 매우 귀한 고급 식재료였기 때문이죠. 또 원래는 산사나무 열매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주로 딸기나 샤인 머스캣을 이용합니다.

    탕후루와 비슷한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과 중에선 정과(正果)를 들 수 있어요. 과일이나 식물 뿌리 등에 꿀을 넣고 졸인 간식이죠. 예전 탕후루처럼 산사나무 열매를 이용하기도 했고, 모과·유자·배 등 과일을 쓰기도 했어요. 연근이나 생강, 도라지를 이용해서도 정과를 만듭니다. 이 정과 건더기를 꿀물에 띄워 만든 것이 바로 수정과(水正果)예요.

    서양에는 사과로 만든 '캔디 애플'이 있어요, 미국의 윌리엄 콜브가 1908년 설탕에 절인 사과를 판 것을 캔디 애플의 시초로 보죠. 주로 사과 수확이 끝난 시점인 핼러윈(10월 31일)이나 '가이 포크스의 날'(11월 5일) 등 축제 행사에서 캔디 애플을 팔았다고 합니다.
    기고자 :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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