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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로율 95%, 타임머신 탄 듯" 원조 K걸그룹 만난 '시스터즈'

    이태훈 기자

    발행일 : 2023.09.19 / 문화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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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시스터즈' 배우와 K걸그룹 전설 2人의 대화

    "너무너무 잘했어요. 꼭 스무 살 때 나를 보는 것 같았어요."('이시스터즈' 김희선) "언니, 말씀 참 잘했다. 행복, 해피, 그 자체였어요. 너무 열심히 마음에 쏙 들게 해줘서 너무 해피했어요!"('바니걸스' 고재숙)

    모든 전설에는 기원이 있다. 지금 세계를 사로잡는 K팝 걸그룹들 이전, 193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원조 K걸그룹'이라 불러야 할 뛰어난 가수들이 있었다. 쇼 뮤지컬 '시스터즈(SheStars!)'는 그 전설적 여성 그룹 여섯 팀의 이야기.

    그 주역 두 사람과 배우 두 사람이 공연장인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났다. '울릉도 트위스트'를 부른 1960년대의 수퍼 걸그룹 '이 시스터즈' 김희선(82·이하 희선·당시 활동명 김명자), 파격적 의상과 무대 매너로 당대를 주름잡은 '바니걸스'의 고재숙(69·이하 재숙)과 무대 위 '김명자' 역 배우 이예은(34·이하 예은), '고재숙' 역 배우 이서영(29·이하 서영). 네 사람은 시간을 뛰어넘은 듯 노래와 무대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인터뷰를 대화로 재구성했다.

    희선 "무대 위에서 '난 이시스터즈 명자!' 하면서 허리춤에 손을 탁 짚는데, 정말 울컥했어.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재숙 "요즘 말로 '싱크로율' 95%! 노래하는 스타일과 춤뿐 아니라 무대에서 마이크를 주고받는 모습까지 그대로였어. 난 계속 눈물이 나서 말도 못 했잖아."

    예은 "정말 감사해요. 실은 '이시스터즈'는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아서 예전 사진과 요즘 인터뷰를 보며 어떤 분일까 상상했어요. 부드럽고 선하지만 단단함과 에너지가 느껴졌는데, 실제 뵈니 제가 상상한 그대로셔서 깜짝 놀랐죠."

    서영 "저는 '바니걸스' 영상이 좀 남아 있어 다행이었죠. 무대 위에선 한없이 사랑스럽고 친근해 보이셨는데 처음 뵀던 날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살아있는 전설이란 이런 거구나 생각했어요."

    재숙 "노래는 어떻게 그렇게 잘해. 장르도 시대도 다른 그 많은 노래의 화음을 다 아름답게 잘 맞춰? 입을 '헤~' 벌리고 봤다니까. 옆에 앉은 윤복희 언니한테 '언니, 어떻게 저렇게 해?' 막 그랬지."

    희선 "뮤지컬에도 녹음 장면이 나오죠? '이시스터즈'는 데뷔 뒤 2년 동안 200곡을 녹음했어요. 첫 음반 '워싱톤 광장' 취입할 때 한겨울이었죠. 미 8군 쇼 다녀와서 추운 녹음실에서 머플러 두르고 노래했던 기억이 생생해요."

    예은 "그런 어려움 속에 노래하셨던 선배님들 이야기를 제대로 보여드려야 하니까 첫 두 달은 거의 합숙하듯 연습했어요. 무대 위 단 6명 배우가 여섯 팀 걸그룹 멤버들까지 모든 역할을 소화해야 해서 조합이 달라질 때의 화음과 춤의 선 같은 것까지 합을 맞추죠."

    서영 "저도 걸그룹(헬로 비너스) 출신이거든요. 미군 부대 앞이나 동대문 시장에서 옷감 떼다 의상도 직접 만드시고, 머리와 메이크업까지 셀프로 다 하시고…. 저희는 너무 쉽게 음악하지 않았나 싶었어요."

    재숙 "좋은 세상에 태어난 거야, 하하. '바니걸스'는 그때 군부대 위문 공연을 가면 전부 뒤집어지는 '원조 군통령'이었어."

    서영 "어머, 제가 있던 걸그룹도 별명이 '군통령'이었어요. 2014년도쯤?"

    재숙 "난 70년대! 오늘 군통령끼리 만났구먼, 하하하."

    서영 "'바니걸스'는 당시 의상들도 너무 예뻐요. 지금 제게 입으라고 해도 당장 '좋아요!' 할 만큼요. 지금 걸그룹의 퍼포먼스나 의상도 그런 감각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재숙 "아이고, 말도 마. 그때 우리가 의상 만들어가면 방송국 PD가 한숨을 쉬어요. 이런 옷 입고 방송 나가면 자기가 시말서 써야 된다고. 그럼 '네, 딴 데로 갈게요' 그러면 막 붙잡아. 그러고 나면 PD는 또 시말서 쓰는 거지, 하하하."

    예은 "선배님들이 '타임머신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고 해주셔서 정말 고맙고 큰 힘이 됐어요. 이 뮤지컬은 그런 추억을 선물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선희·재숙 "내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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