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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20㎞… 이재명, 야권 '단식 회복' 단골 병원 갔다

    원선우 기자

    발행일 : 2023.09.19 / 종합 A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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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 입원한 녹색병원은 어떤 곳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8일 단식 중 건강이 악화돼 국회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단식 19일째인 이날 오전, 이 대표는 혈당이 급속히 떨어지며 정신이 혼미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민주당이 부른 구급차에 실려 인근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졌다. 이곳에서 생리식염수 투여 등 응급조치를 받은 이 대표는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옮겨졌다. 국회에서 20㎞가량 떨어진 곳이다.

    이 대표가 국회 인근이나 유명 대형 병원이 아닌, 400병상 규모 녹색병원을 찾아간 것은 사전에 조율이 돼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응급환자는 지역 의료기관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우선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갔다가, 이후 녹색병원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단식 치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들이 있고, 치료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돼 있다"고 했다. 애초부터 이 대표가 단식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녹색병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실제 녹색병원은 야권(野圈) 인사들이 단식한 뒤 회복을 위해 찾던 단골 병원이다. 2004년 당시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가 이라크 파병 반대 단식을 하다 이 병원에 입원했다.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단식을 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민주당 우원식 의원도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단식 치료 병원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야권 관계자는 "단식 전문 병원이 어디 있겠느냐. 산업재해와 직업병 재활 전문 병원으로 시작된 곳"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녹색병원에서 당분간 단식을 계속한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한민수 대변인은 녹색병원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가 병상에서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며 "폭주하는 정권에 제동을 걸기 위해 자신이 앞장서야 한다는 의지"라고 했다. 이 대표 상태에 대해서는 "위급한 상황은 넘겼지만, 아직 기력은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소한의 수액 치료 외에는 음식 섭취를 일절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의료진은 이 대표에게 음식물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그는 단식을 계속하겠다며 음식물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장기간 단식으로 신체 기능이 상당히 저하됐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이라고 했다.

    녹색병원은 2003년 양길승 원진직업병관리재단 이사장 주도로 설립됐다. 1980~90년대 최악의 산업재해로 꼽히는 원진레이온 사태 피해자들을 지원하던 원진재단이 산업재해, 직업병 전문 종합병원을 개원한 것이다. 병원 발전위원회엔 민노총·한국노총 위원장이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양 이사장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2021년 경기도 노동정책자문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참여했다. 야권 관계자는 "국가 폭력 피해자, 난민 등 의료 서비스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곳이 녹색병원"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유명 병원 대신 녹색병원을 택한 데는 다른 이유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 대표의 민감한 건강 정보 유출을 방지하고, 취재진 등의 병원 출입 통제 등을 위해 아무래도 야권과 밀접한 병원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 대표의 입원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 지지층은 녹색병원에 후원금 보내기 운동을 펼쳤다. 관심이 집중되자 병원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그래픽] 이재명 대표 이송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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