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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육아휴직 20년만에 20배… '맞돌봄' 더욱 늘려야

    고혜원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발행일 : 2023.09.18 / 여론/독자 A3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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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전인 2003년, 우리나라 육아휴직자는 6816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13만1087명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 사회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선진국인 프랑스(1.83명)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프랑스는 다자녀 가구의 세금을 감면하고 일하는 부모를 위한 수당과 양질의 보육제도를 만드는 등 출산과 육아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내년도 출산·육아 지원 예산을 올해보다 3974억원 많은 2조4980억원으로 늘렸다. 다른 예산 대부분이 줄었는데 이례적으로 예산을 늘린 것이다. 정부 역시 저출생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출산·육아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육아휴직 사용 기간이 지금은 12개월이지만, 앞으로는 맞벌이 부모 모두 3개월 이상 쓰면 각각 최대 1년 6개월까지 쓸 수 있게 된다. 부모 모두 쓸 경우 아이 1명당 최장 3년까지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부모 모두 육아휴직을 할 경우 일정 기간 급여를 추가로 지원하는 '영아기 맞돌봄 특례' 기간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되고, 급여 상한액도 최대 300만원에서 최대 450만원으로 늘어난다.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자녀 연령도 8세에서 12세로 높였다. 지원 기간도 최대 24개월에서 최대 36개월로 확대된다. 통상임금 100%를 지원하는 기간도 주 5시간에서 주 10시간까지로 늘어난다. 중소기업 사업주가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근로자의 업무를 분담하는 동료 근로자에게 보상하는 경우 월 2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도 신설됐다. 영세사업장에서 육아기 근로자를 위해 시차출퇴근제를 시행하면 월 20만원의 장려금도 지원한다.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제도는 근로자 입장에서 경력 단절이 없고 가계소득 감소분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도 업무 공백 문제 해결과 숙련 인재 확보 차원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산의 대폭 확대는 부모가 함께 아이를 돌보는 맞돌봄 문화를 확산하고, 제도 활용도가 낮은 중소기업 근로자 지원에 힘을 쏟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육아휴직급여 수급자의 70% 이상이 엄마일 정도로 육아 부담이 여전히 엄마에게 집중돼 있고, 그마저도 대기업과 공공 부문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하는 부모가 마음 편하게, 든든하게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의 애로 사항 등 현장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일하면서도 아이를 돌볼 수 있게 시차 출퇴근, 재택근무, 탄력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업종·직종·직무별 도입과 활용 모델 개발, 근로 방식의 전환 및 효과적인 인사 관리를 위한 컨설팅 등도 해야 한다. 물론 이런 것들만으로 심각한 저출생 문제가 단숨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좀 더 절실하고,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가정·기업이 '초저출생'이라는 사회적 난제 해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기고자 : 고혜원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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