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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높이뛰기), 한국 육상 첫 세계 '왕중왕' 대회 제패

    이영빈 기자

    발행일 : 2023.09.18 / 스포츠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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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

    두 번 모두 실패한 뒤 맞이한 3차 시기. 이번에도 넘지 못하면 역전당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우상혁(27·용인시청)은 출발선에서 미소 짓고 있었다. 그리고 큰 보폭으로 펄쩍펄쩍 뛰어가더니 배면뛰기(몸을 새우등처럼 뒤로 눕혀서 뛰는 기술)로 날아올랐다. 웬만한 농구 선수 키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있는 2m35를 훌쩍 뛰어넘었다. 우상혁은 내려오자마자 바(bar)가 떨어지지 않은 걸 확인하고는 포효했다. 그 뒤 저본 해리슨(24·미국)이 3차 시기에서 실패했고, 우상혁이 한국 육상 역사상 처음으로 다이아몬드리그 정상에 깃발을 꽂았다.

    우상혁은 17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를 넘어 우승했다. 우상혁 개인 실외 최고 기록 동률이다. 우상혁은 "다이아몬드리그 우승은 내 평생 목표 중 하나였다. 정말 기분 좋다. 이제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리그는 세계육상연맹이 매년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 10여 명을 초청해 진행하는 대회. 1년 동안 열리는 대회 총 13개에서 쌓인 랭킹 포인트로 순위가 매겨지고, 상위 6명만 '왕중왕전' 격인 14번째 대회 파이널 진출권을 얻는다. 우상혁은 지난해 한국 최초로 초청받아 아쉽게 7위로 대회를 마감, 파이널에 가지 못했다. 올해는 4위에 올라 파이널로 향했다. 우상혁은 올해 초부터 발뒤꿈치 통증과 부비동염(축농증) 탓에 시즌 내내 우승에 미치지 못했다. 5월 도하, 6월 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위에 그쳤다. 8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는 6위. 우상혁은 "경기 당일 하루만 아쉬워하고, 남은 대회에 집중했다"고 했다.

    이날 대회엔 현역 최강자 무타즈 에사 바르심(31·카타르)과 올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장마르코 탬베리(31·이탈리아)가 컨디션 조율을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개별 대회 3승을 거둔 해리슨 등 강자들이 대거 출전했다. 노버트 코비엘스티(26·폴란드)가 2위, 해리슨은 3위에 자리했다.

    우상혁은 한국 육상계에 혜성처럼 떠올랐다. 지난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최고 순위인 4위에 바를 넘지 못해도 활짝 웃으며 대회를 즐기는 모습에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이 붙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른발이 왼발보다 1㎝ 짧은 '짝발'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이어 세계선수권 2위(2022년 유진), 다이아몬드리그 1위(2023년 유진) 등 한국 육상 신기원을 써나가고 있다.

    다음 걸음은 이달 말 항저우 아시안게임. 세계 무대에선 활약하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아직 없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왕위(32·중국)에게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뒤 기량이 급성장해 이제 아시아 무대 호적수는 바르심뿐이다. 바르심도 이번에 출전한다. 우상혁은 "더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르심과 함께 뛰면 기분 좋은 긴장감이 생긴다"고 했다. 우상혁이 금메달을 따낸다면 높이뛰기에선 이진택(1998년 방콕·2002년 부산 우승) 이후 21년 만이다.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은 다음 달 4일 열린다.

    [그래픽] 우상혁이 쓴 한국 높이뛰기 새 역사
    기고자 :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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