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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우리 아이 마음 건강] 4세, 자연스레 또래와 어울려… 어울림의 행복 아는 신경 있어

    김붕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

    발행일 : 2023.09.15 / 특집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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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뇌와 관련해 중요한 발견이 있다. 바로 '어울림 능력 회로'다. 우리 아이 뇌에는 '어울림'이란 능력이 발휘되는 부위가 있다. 영·유아기를 지나 만 4세쯤 되면 또래와 어울려 지내려는 성향을 보이는데, 이는 아이 뇌가 그렇게 하도록 지시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혼자 고립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려 놀 수 있는 것은 뇌 한 부분을 차지하는 '거울신경'의 작용 덕분이다.

    처음 이 거울신경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였다. 뇌 과학자들은 원숭이에게 컵을 붙잡도록 가르치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이 컵을 붙잡는 동작을 보고 있을 때 원숭이 뇌 특정 부위에서 뇌파가 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됐다. 과학자들은 이 실험을 통해 원숭이는 특정 행동을 보기만 해도 뇌가 활성화되고 이는 행동을 모방하기 위한 준비 동작 같은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또 원숭이가 행동을 모방할 때 활성화하는 특정 신경군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 뇌 속에 있는 이 시스템은 발달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거울신경은 언어 능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문법·어법을 공부하지 않고 부모의 말소리와 표정·말투를 통째로 따라 하면서 언어를 획득한다. 이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거울신경이다. 중요한 운동 기술을 배우는 데에도 거울신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숟가락질·젓가락질 같은 기본 생존 운동부터 공차기, 공 던지기 등 기초 스포츠 동작까지 운동 기술을 배울 때 직접 몸을 쓰지 않고 보기만 해도 동작이 각인된다.

    무엇보다 어울림을 배울 때 거울신경은 빛을 발한다. 다른 사람의 의도(intention), 동기(motivation), 감정(emotion)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작용한다. 남에게 공감하는 능력도 거울신경과 연관된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거울신경이 더 활성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자들은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역할에서 연관성을 찾기도 하고, 여성의 정서적인 예민성과 연관돼 있다고 보기도 한다.

    아이를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키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어울림의 즐거움을 아는 거울신경이 이미 아이 뇌 속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거울신경이 제 역할을 잘 하도록 뒤에서 응원만 해주면 된다.
    기고자 : 김붕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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