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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열차 200편 취소, 수도권 지하철 감축 운행… 시민들만 골탕

    고유찬 기자 서보범 기자 신지인 기자

    발행일 : 2023.09.15 / 종합 A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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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노조 파업 첫날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4일간의 총파업에 돌입한 첫날인 14일 서울 지하철 1·3·4호선이 감축 운행하고, 전국적으로 200여 편의 열차가 운행을 중단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퇴근길 직장인들은 평소보다 30분 이상 열차를 기다려야 했고, 도착한 열차에 일제히 몰려들어 출입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기도 했다. 서울역 등에선 열차 취소를 몰랐던 승객들이 대체 표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서울 지하철 1·2호선이 지나는 시청역은 스크린 도어 앞마다 20~30명이 줄을 늘어섰다. 평소 4~5분에 한 대씩 번갈아 오던 인천·수원 방면 열차는 30분이 넘어서야 도착했다. 오래 기다린 승객들이 이미 발 디딜 틈이 없는 열차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면서 출입문이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며 출발이 늦어졌다.

    신도림역 상황도 비슷했다. "왜 이렇게 전철이 안 오느냐"며 안전 요원에게 항의하는 시민도 있었다. 일부는 "도저히 안 되겠다"며 버스를 타러 승강장을 떠나기도 했다. 환승 구역은 1·2호선 승객들로 뒤엉켰다. 안전 요원이 "줄 서세요" "오른쪽으로"라고 외쳤지만 혼잡은 이어졌다.

    고속터미널역에서 9호선 급행열차를 이용한 승객 수백 명은 "너무 힘들다" "지옥철이 따로 없다"고 했다. 김포공항행 지하철이 2~6분 간격으로 도착했지만 한 칸당 10명도 타지 못했다. 시민 박모(36)씨는 "철도노조는 왜 사람들이 몰리는 퇴근 시간까지 파업을 해 시민을 불편하게 하느냐"고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파업 기간 수도권 전철의 경우 출근 시간대는 평시 대비 90%, 퇴근 시간에는 80% 이상을 유지해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지만 열차 지연 등이 우려된다"며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역 안내 데스크 앞에는 20여 명이 열차표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대구에 사는 이모(81)씨는 "오전 10시 11분 KTX를 예매했는데 역에 도착해서야 열차편이 취소된 것을 알았다"며 "급한 대로 구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새마을호를 예매했는데 이마저도 입석표"라고 했다. 그는 "80대 노인이 동대구역까지 서서 가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친구 3명과 서울역을 찾은 대만인 관광객 첸메이후이(27)씨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중지 및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 전광판 아래에서 우왕좌왕했다. 그는 "낮 12시 4분에 서울에서 출발하는 여수행 KTX-산천 열차가 취소됐다는 것을 지금 알았다"며 "역에 와서도 직원들과 말이 통하지 않고 안내 방송도 알아들을 수 없어 한참을 헤맸다"고 했다. 첸씨는 "어제 인천공항에 도착해 3박 4일 일정으로 친구들과 여수와 순천 등을 여행할 계획을 세워놨는데 일정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열차표를 구입하지 못해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하는 시민도 여럿 보였다.

    이날 화물 열차 운행의 경우 평소의 26.3%로 급감해 물류 운송에 차질을 빚었다. 이날 수도권 물류 거점인 경기 의왕 내륙 컨테이너 기지에선 철도 수송이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1대당 60TEU(1TEU는 길이 6m 컨테이너 1개)를 왕복 운반할 수 있는 철도 수송 열차가 10대에서 5대로 반 토막 나면서 하루 물류 총량이 300TEU로 급감했다. 부산 신항역은 경기 의왕 오봉역까지 하루 13회 운행하던 화물열차를 5회로 감축 운행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물동량이 줄어 적재율이 60~70% 수준이기에 하루 이틀은 버티는데 파업이 장기화하면 물류에 어떤 문제가 벌어질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기고자 : 고유찬 기자 서보범 기자 신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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