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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타워·한강공원·DDP·명동… 오겜 등 흥행 힘입어 명소로 부상

서울 강남과 명동, 한강 등 서울 곳곳을 배경으로 하는 국내외 영화와 드라마가 늘어나고 있다. 해외 제작사들이 한국과 한국인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서울을 영화 속 배경으로 쓰기도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을 담은 수준 높은 콘텐츠들이 넷플릭스나 아마존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로 방영되다 보니 해외에서도 서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서울시에 촬영 장소 섭외, 교통 통제 등을 지원해 달라고 신청한 영화와 드라마는 총 632편이었다. 그중 서울시가 실제 지원한 작품은 268편이었다. 서울 강남이나 명동에서 영화·드라마를 촬영하려면 교통 통제 등이 필요한데 제작사 쪽에서 신청하면 서울시가 검토해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의 촬영 지원은 최근 들어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206편에서 2021년 218편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50편 증가한 268편이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85편의 영화·드라마가 서울 시내 촬영을 마쳤다.

해외 영화·드라마 작품 촬영도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지원해 촬영한 영화·드라마 268편 중 해외 작품은 13편이었다. 이 중 11편은 서울시가 서울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넷플릭스·아마존 등에서 직접 유치했다. 올 상반기에도 아마존 오리지널 영화 등 18편을 서울에서 촬영하도록 유치했다.

해외 영화·드라마 촬영은 2018년 7건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촬영한 2019년 19건으로 급증했다가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2020년 4건, 2021년 7건으로 다시 줄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K팝과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가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면서 서울이란 공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 해외 영화·드라마 제작사들을 서울로 불러모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엑스오, 키티'는 지난해 서울 명동과 남산서울타워, 북촌한옥마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에서 촬영했다. 미국에 사는 주인공이 장거리 연애 중인 한국인 남자 친구를 만나기 위해 한국의 국제학교를 찾아와 벌이는 로맨틱 드라마다. 공개 첫 주 전 세계에서 총 7200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고, 90여 국에서 넷플릭스 영화·드라마 순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넷플릭스 코리아 관계자는 "'엑스오, 키티'는 미국 드라마지만 서울이 스토리의 중심에 있다"며 "과거에는 서울의 명소들이 단순한 배경으로 쓰였다면, 이제는 영화나 드라마 속 스토리가 전개되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했다.

앞서 2021년에는 애플TV+의 미국 드라마 '파친코'와 프랑스 영화 '리턴 투 서울' 등이 서울에서 촬영됐다. 이 역시 한국인과 한국, 그리고 서울이 주인공이자 주요 공간이었다.

서울시는 2002년부터 서울을 알리기 위해 '서울로케이션 촬영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촬영을 위해 교통 통제 등을 돕고 촬영비도 일부 지원한다. 올해 예산은 12억4000만원. '엑스오, 키티' 제작에도 1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해외 제작사나 감독을 대상으로 시나리오 기획 단계부터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엑스오, 키티' 등 4개 작품에 3억2000만원을 지원한 효과를 분석해 보니 스태프와 단역 배우 등 570명 이상의 고용 효과가 있었고, 이들이 지출한 돈은 서울시가 지원한 돈의 평균 5배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올해부터 4년 동안 총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 이상을 한국 시장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균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서울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촬영 장소를 발굴하고, 영향력 있는 작품을 유치해 다양한 서울 콘텐츠를 확산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서울에서 찍은 주요 영화·드라마 기고자 :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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